중미·호주서 개구리 전멸시켜
서울대 박세창 교수 정밀검사
서울대 박세창 교수 정밀검사
서울대 수의대 박세창 교수는 26일 “여러 정황으로 미뤄 ‘항아리곰팡이병’에 의해 두꺼비가 떼죽음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두꺼비 주검을 구해서 정밀검사를 해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항아리곰팡이병은 10여년전 중미와 호주대륙에서 발생해 개구리를 전멸시킨 뒤 아프리카와 아시아 대륙으로 번져나갔다. 2006년에는 일본에 상륙해 양서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에도 최근 항아리곰팡이병이 상륙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 병에 전염된 양서류는 육안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사타구니쪽이 붉어지는 증세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충북 생명의 숲’에서 활동하는 숲 해설가 정은주씨는 “새끼 두꺼비가 몸을 말릴 젖은 숲그늘이 없어서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꺼비가 뒷다리에 이어 앞다리까지 나오면 허파호흡이 시작되지만 피부는 올챙이와 같아서 저수지 밖의 건조한 상태를 도저히 견딜수 없다”며 “충북 보은 등 일부지역 저수지에서도 이렇게 떼죽음을 당한 두꺼비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경북 경주시에 사는 송한영(60·호텔경영)씨도 “불국사 주변 저수지에서 며칠째 황소개구리 올챙이가 수십만마리씩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붕어는 죽지 않고 올챙이만 죽은 채 떠오르고 있어 대구 망월지 두꺼비 죽음과 분명히 연관이 있다”며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곳 저수지에서 올챙이가 떼죽음을 당한 일은 최근 10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이 밖에도 인터넷 ‘다음’과 ‘네이버’ 등에서 활동하는 누리꾼 수백여명은 지구온난화와 자연환경변화, 자연재해 등을 이유로 꼽은 뒤 “두꺼비 떼죽음은 좋은 징조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하루빨리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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