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서울광장을 시민 품으로”

등록 2008-07-02 21:40수정 2008-07-03 00:05

지난달 30일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의 시국 미사가 열리기 전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잔디가 뽑히지 않은 곳에 삼삼오오 앉아 있다.탁기형 선임기자 <A href="mailto:khtak@hani.co.kr">khtak@hani.co.kr</A>
지난달 30일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의 시국 미사가 열리기 전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잔디가 뽑히지 않은 곳에 삼삼오오 앉아 있다.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시에 허가받는 이용방식 비판목소리 커져
‘잔디보호’ 이유 툭하면 출입 통제도 문제
서울시가 최근 잔디 보호와 문화행사 개최 등을 이유로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제한하려 해 시민과 전문가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더욱이 시청광장은 지난 2004년 5월 개장하면서 서울시가 조례를 만들어 7일 전까지 사용허가를 신청하도록 하고 활용폭을 더욱 줄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광장을 시민 품으로” 서울시는 지난 27일 촛불집회 관련 시민단체들이 서울광장에 쳐놓은 수십개의 천막을 인부와 경찰을 동원해 강제로 철거했다. 1일에는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의 천막도 철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새 잔디를 심고 뿌리내리게 한다며 앞으로 20일 동안 잔디광장에 울타리를 쳐 시민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전에도 행사의 성격에 따라 선별적으로 사용허가를 내주거나 ‘하이서울 페스티벌’ 등 자체 문화행사를 이유로 다른 행사를 허가하지 않는 등 서울광장을 시민의 광장이 아니라, 서울시의 ‘앞마당’처럼 써왔다.

이에 대해 홍성태 상지대 교수(사회학)는 “외국의 광장은 시민주권의 상징으로 누구나 광장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며 “서울광장도 실제 시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돼야 하고, 이용 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시문화연구소 류제홍 소장도 “서울시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의 뜻을 펴는 광장이 되려면 사용권을 시민에게 줘야 한다”며 “광장 운영 주체를 시민위원회나 비영리조합 등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항도 서울시 행정국장은 “임의단체들이 함부로 사용하는 것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서울시가 사용 허가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잔디광장을 바꿔라” 서울광장의 또다른 문제점은 잔디광장이라는 점이다. 서울시는 걸핏하면 잔디 보호를 이유로 길게는 한달 정도까지 시민들의 광장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창우 총무과 주임은 “지난 3월 잔디를 교체하면서 약 한달간 시민들의 출입을 금지했다”며 “평소에도 매주 월요일이나 비가 온 뒤에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도심 한복판의 광장에 잔디를 깔아놓은 경우는 거의 없으며, 더욱이 잔디 보호를 이유로 광장의 사용을 제한하는 경우 역시 없다. 류제홍 소장은 “서울시의 잔디광장은 시민들의 활동을 활성화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제한한다”며 “잔디광장을 시민들의 사회적 의사 표현이 자유롭도록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촛불집회와 같은 사회적 성격의 활동이 소통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내희 중앙대 교수(영문학)는 “그동안의 서울광장은 서울시의 의도대로 활용됐는데, 촛불집회를 통해 그런 한계를 넘어 진정한 공공의 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절박한 사람들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본래 의미의 광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제국 시기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시청광장은 60~70년대 개발시대를 거치면서 도로로만 사용됐으며, 2002년 월드컵 이후 시민광장의 필요성에 따라 2004년 5월 광장으로 다시 바뀌었다. 현재도 지목은 도로이며, 소유권은 국유지와 시유지로 나뉘어 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검찰, 뒤늦게…넉달 전 옥상파티한 김성태 보석 취소 요청 1.

검찰, 뒤늦게…넉달 전 옥상파티한 김성태 보석 취소 요청

“윤석열 대통령 퇴진하라” 경남 대학생 1천인 시국선언 2.

“윤석열 대통령 퇴진하라” 경남 대학생 1천인 시국선언

행안부 공무직, 정년 최대 65살로 연장…연 10일 포상휴가 신설 3.

행안부 공무직, 정년 최대 65살로 연장…연 10일 포상휴가 신설

법원, 부산 ‘돌려차기’ 가해자에 1억원 배상 판결 확정 4.

법원, 부산 ‘돌려차기’ 가해자에 1억원 배상 판결 확정

이동노동자들의 24시간 안식처 ‘부산 동래역’ 금싸리기땅 9평 5.

이동노동자들의 24시간 안식처 ‘부산 동래역’ 금싸리기땅 9평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