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에 회신…도교육청은 ‘반대 펼침막’ 철거 압력
경기도 내 초·중·고교 교장 150명이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학교 급식용 쇠고기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서명을 해 전교조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기도 교육청은 학교 급식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전교조가 경기 지역 일선 학교에 내걸고 있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 반대’ 펼침막을 강제 철거하거나 학교장들에게 철거 압력을 넣어 마찰을 빚고 있다.
전교조 경기지부(지부장 유정희)는 지난달 10일~16일 경기도 1800여개 학교에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학교 급식 음식재료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서명지를 보낸 결과, 평택 에바다학교 등 150곳의 학교장들이 서명해 보내왔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이 서명한 의견서는 ‘광우병 위험 요소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미국산 수입 쇠고기를 학교 급식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성장기 학생들의 건강과 식품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친환경 우수 농·축·수산물과 국내산 양질의 한우 고기만을 음식자재로 사용하니 안심하십시오’라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전교조 경기지부 김영후 정책실장은 “학교장들의 용기 있는 결단에 감사 드린다”며 “미국산 쇠고기 학교 급식 제로(0%) 운동을 더욱 확산시키고 각급 학교 운영위원회를 결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 7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등 정치적 논란이 있는 현수막을 철거하고 관련된 가정통신문을 발송하지 못하도록 하라”고 일선 학교장들에게 지시해 전교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전교조는 “도 교육청은 지난 5월31일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적극 홍보하라’고 각급 학교에 지시했는데 이는 정치적 논란이 없는 것이냐”며 “교원노조의 홍보활동을 보장하기로 한 단체협약을 위반한 혐의로 도 교육감을 고발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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