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직격탄’ 경북 구룡포 어민 68% 조업중단
정부서 유류비 추가보조 거부해 더 깊은 시름
정부서 유류비 추가보조 거부해 더 깊은 시름
유가 급등 탓에 어민들이 출어를 잇따라 포기하는 등 어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수협 조사 자료를 보면, 전체 어업용 기름의 64%를 차지하는 고유황 경유 가격은 지난달 드럼당(200ℓ) 평균 19만816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10만900원)에 견줘 거의 두 배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기름값이 오르자 출어 포기가 속출하고 있다. 경북 구룡포 수협이 등록 어선 727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8%인 493척이 현재 출어를 포기한 상태다. 특히 이 해역 주력 업종인 근해 채낚기 및 통발 어선의 경우 135척 가운데 단 4척만 조업 중이다. 구룡포 수협 연규식 조합장은 “기름 소모가 적은 연안어선들만 부분조업을 나가고 원근해 어선들은 대부분 조업을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전남도 조사에서 8t 이하 연안어업을 하는 연승어선 8500척 중 1700여척, 자망어선 3300척 중 660여척이 조업을 나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해어업을 하는 연승 73척과 자망 145척도 10% 가량이 단축조업을 하는 형편이다. 선주 정복용(51·목포시 서산동)씨는 “투자비를 건지기 어렵다”며 “기름값은 자꾸 오르고 물고기는 갈수록 줄어드니 차라리 배를 줄이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전북 부안군 계화면의 박영화(49)씨는 “하루에 200㎏의 어획량에 20만∼30만원을 버는데, 두 명이 같은 배를 타기 때문에 경비를 제하면 한 명당 5만원 가량 건진다”며 “기름값이 비싸니까 심적으로 부담이 가서 조업을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까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수협은 지난달 18∼19일 전국 회원 조합장들이 모인 ‘2008년 수산정책 워크숍’에서 건의문을 채택해 △경유 기준가격 1800원에서 1400원으로 인하 △어업용 유류 원유관세 및 석유 수입 부과금 면제 등 5개 사항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부 쪽은 지난달 8일 발표한 고유가 대책 이상의 추가적인 유류비 직접 보조는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대중교통, 물류사업자 등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어 어민들에게만 추가적인 현금 보조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대신 농식품부는 감척 사업과 고효율 엔진 보급 확대, 현재 연간 1조5천억원 정도인 영어자금 대출 규모를 약 1천억원 늘려주는 방안 등 간접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종합,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지역종합,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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