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 중앙교섭 촉구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옛 현대자동차 노조)가 파업 강도를 높이며 회사를 압박하고 나섰다.
현대차지부 조합원 4만5천여명은 지난 2일 울산·전주·아산공장 등 전국 사업장에서 주·야간 각 2시간 파업을 벌인데 이어 10일 오후 1~5시(주간조)와 11일 새벽 2~6시(야간조) 조업 거부에 들어갔다. 주문 물량이 많아 주·야간 각 2시간씩 연장조업을 했던 3공장 등 일부 공장의 잔업도 이뤄지지 않았다. 울산공장 주간조 조합원들은 이날 낮 12시40분 본관 잔디밭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회사는 지난해 약속한 중앙교섭에 성실히 임하라”고 촉구했다. 집회 뒤 조합원들은 조기 퇴근했다.
노조 대의원과 집행부 간부 300~400여명은 11일 오후 1시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중앙교섭 촉구 집회를 연 뒤 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라 벌이고 있는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한 노동부에 항의하기 위해 오후 2시30분 울산노동지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다.
회사는 10~11일 노조의 주·야간 4시간 파업과 2시간 잔업거부로 4100여대(640억원 규모)를 생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서로의 이견을 좁히기 위해 파업과 관계없이 협상창구를 열어 두며 실무교섭 및 본교섭을 계속하고 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2006년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에 가입해 교섭권과 협상 체결권이 금속노조로 넘어갔고, 현대차 노동자가 곧 금속노조 조합원이라며 중앙교섭 의제를 다룰 것을 요구했다. 회사는 사용자단체인 완성차 4사의 근로조건이 다르고 비정규직 문제 등 중앙교섭 의제는 개별 회사를 뛰어넘는 문제이므로 임금과 후생복지 부문만 다루자고 맞서고 있다.
한편 현대·기아차 협력업체 모임인 현대·기아차협력회의 이영섭 회장과 신선식 부회장 등 2명은 이날 윤해모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과 윤여철 사장을 잇달아 만나 “주간 연속 2교대제가 시행되면 생산물량이 줄어 들어 경영 악화가 우려되니 시행에 신중을 기해 주고 노조는 파업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노조는 “협력업체들의 애로는 진지하게 받아들이겠으나 무턱대고 파업을 자제해 달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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