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각종 대형 공사장에서 문화재가 나와 공사가 중단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울산시는 경남 마산 ㈜무학이 연간 매출 600억원 규모의 소주 제조공장을 짓고 있는 울주군 삼남면 교동리 일대 6000평을 시굴조사했더니 2800여평에서 청동기시대 주거지72기 등 모두 112기의 유물·유적이 묻힌 것으로 추정됐다고 27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곧 이 지역을 재조사해 문화재 발굴 및 보존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곳의 문화재 발굴이 결정되면 무학의 소주공장은 2~3년 가량 완공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극동건설이 북구 신천동 일대 1만5000여평에 짓고 있는 960가구 규모의 아파트 터에서도 청동기시대 주거지와 삼국~조선시대 논과 물고랑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이들 유적 가운데 청동기 주거지 1000여평은 원형 보존하고 나머지 유적은 발굴 뒤 공사를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애초 청동기 주거지 터 위에 예정돼 있던 도시계획도로 노선과 함께 일부 아파트 건물의 위치를 바꿔야 하는데다 문화재 발굴기간만큼 아파트 완공기일도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북구 매곡단지 등 오토밸리 사업과 연계해 3단계로 나눠 추진하고 있는 산업로 배면도로(12.46㎞) 가운데 3공구 2.96㎞구간(농소2 나들목~약수 나들목)에서도 청동기 주거지와 가마 등이 출토돼 지난해부터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난해 매장 문화재 분포 지역을 조사했더니 적어도 1000곳 이상에 문화재가 묻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개발이 덜된 울주군과 북구에서 매장 문화재가 집중 출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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