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좁은 울산 염포초등 운동장에 차만 득실득실
근처 아파트 주차장 개방 ‘공차는 운동장으로’ 울산 북구 염포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 1100여명은 요즘 체육수업과 쉬는 시간에 맘껏 공을 차며 뛰놀 수 있어 신이 났다. 이 학교 학생들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운동장에서 함부로 공을 차지 못했다. 1000여평 밖에 안 되는 좁은 운동장에 온종일 교직원들의 출·퇴근 차량 30여대가 주차해 있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면적이 3분의 2로 줄었기 때문이다. 교문 앞이 왕복 6차로 도로인데다 근처에 마땅히 주차할 곳이 없는 탓에 교직원들도 학교 운동장에 차를 댈 수 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 학교에서 20여m 거리에 1799가구 규모의 성원 상떼빌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전체 학생수가 800여명에서 1100여명으로 불어나 학교 운동장은 더욱 좁아졌다. 이에 학교 쪽은 지난달 말 학교운영위에 도움을 요청했다. 딱한 사정을 들은 운영위원들은 성원 상떼빌 아파트 자치위원회에 “낮동안 교직원들이 아파트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들은 곧 동별 회의를 열었다. 입주민들은 “주차면수가 입주민 자동차수의 90%밖에 되지 않는다”며 주차장 개방을 반대하는 쪽과 “아파트 자녀들이 맘껏 공을 찰 수 있게 주차장을 양보하자”는 쪽으로 나뉘었다. 하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낮에 출근하면 비게 되는 주차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데 동의했다. 아파트 쪽은 지난 2일 아침 8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지하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 주차 스티커 30여장을 학교 쪽에 전달했다. 학교 쪽도 이에 화답해, 학교와 아파트 사이에 놓인 울타리를 터 이 아파트에 사는 300여명의 학생들이 100여m 거리를 돌아 교문으로 등교하는 불편을 덜어줬다. 또 아파트 주민 체육대회 및 총회 때 학교 운동장과 급식실 등도 무료 개방하기로 했다.
임한준(56) 학교장은 “아파트 주민들의 협조로 아이들이 차량에 빼앗긴 운동장을 되찾고, 교사들도 마음의 짐을 덜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민을홍(54) 아파트 입주자 대표자회장은 “학교나 아파트나 더불어 살는 지역 공동체”라며 “일부 입주민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대다수가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 흔쾌히 주차장 개방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근처 아파트 주차장 개방 ‘공차는 운동장으로’ 울산 북구 염포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 1100여명은 요즘 체육수업과 쉬는 시간에 맘껏 공을 차며 뛰놀 수 있어 신이 났다. 이 학교 학생들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운동장에서 함부로 공을 차지 못했다. 1000여평 밖에 안 되는 좁은 운동장에 온종일 교직원들의 출·퇴근 차량 30여대가 주차해 있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면적이 3분의 2로 줄었기 때문이다. 교문 앞이 왕복 6차로 도로인데다 근처에 마땅히 주차할 곳이 없는 탓에 교직원들도 학교 운동장에 차를 댈 수 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 학교에서 20여m 거리에 1799가구 규모의 성원 상떼빌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전체 학생수가 800여명에서 1100여명으로 불어나 학교 운동장은 더욱 좁아졌다. 이에 학교 쪽은 지난달 말 학교운영위에 도움을 요청했다. 딱한 사정을 들은 운영위원들은 성원 상떼빌 아파트 자치위원회에 “낮동안 교직원들이 아파트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들은 곧 동별 회의를 열었다. 입주민들은 “주차면수가 입주민 자동차수의 90%밖에 되지 않는다”며 주차장 개방을 반대하는 쪽과 “아파트 자녀들이 맘껏 공을 찰 수 있게 주차장을 양보하자”는 쪽으로 나뉘었다. 하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낮에 출근하면 비게 되는 주차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데 동의했다. 아파트 쪽은 지난 2일 아침 8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지하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 주차 스티커 30여장을 학교 쪽에 전달했다. 학교 쪽도 이에 화답해, 학교와 아파트 사이에 놓인 울타리를 터 이 아파트에 사는 300여명의 학생들이 100여m 거리를 돌아 교문으로 등교하는 불편을 덜어줬다. 또 아파트 주민 체육대회 및 총회 때 학교 운동장과 급식실 등도 무료 개방하기로 했다.
임한준(56) 학교장은 “아파트 주민들의 협조로 아이들이 차량에 빼앗긴 운동장을 되찾고, 교사들도 마음의 짐을 덜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민을홍(54) 아파트 입주자 대표자회장은 “학교나 아파트나 더불어 살는 지역 공동체”라며 “일부 입주민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대다수가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 흔쾌히 주차장 개방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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