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 우암산 중턱의 3·1공원에는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명 가운데 충북 출신 5명의 애국지사 동상이 서 있다.
청주 3·1공원 내년 90돌 ‘새옷’
정춘수 동상 끌어낸 자리
횃불 조형물 등 설치키로
“자랑과 자부의 공원 될 것” 충북 청주의 어머니 산으로 불리는 우암산 중턱에 3·1공원이 있다. 충북지역 3·1운동을 기념하고 애국지사들의 넋을 기리려는 뜻에서 1980년 8월15일 시민의 뜻을 모아 공원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3·1독립선언서에 이름을 올린 민족대표 33명 가운데 충북 출신 신흥식·권동진·손병희·권병덕·신석구 선생 등 5명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러나 3·1공원은 충북의 자랑이자 아픈 역사의 장이기도 하다. 공원을 만들 때 이들 5명의 애국지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우뚝 서 있던 정춘수 동상이 그의 친일 행각이 드러나면서 시민들에게 끌어 내려져 좌대만 흉물스럽게 남았기 때문이다. 정춘수는 3·1운동 때 민족대표로 서명을 한 뒤 징역형을 받고 옥고를 치렀지만 전향 성명서를 내고 변절의 길로 들어서 친일 행각을 서슴지 않았다
감리교 목사이던 그는 일본군을 위한 특별 기도, 애국 헌금, 무기 제조를 위한 철문·교회종 헌납 등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의 동상이 있던 자리에는 ‘정춘수 선생 동상은 1996년 2월8일 일부 시민단체에 의해 친일 행적과 관련 파손되어 철거되고 좌대만 남아 있음’이란 글만 남아 있다. 시민들이 끌어내린 동상은 청주종합운동장 창고에 방치되고 있다.
희비가 교차하고 있는 3·1공원이 자랑스런 역사 공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광복회·민족대표 33인 유족회·시민단체 등으로 이뤄진 3·1공원 재정비추진위원회와 청주시 등은 정춘수 동상을 철거하고 횃불 조형물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족대표 5명의 동상을 둘러싸고 있는 벽에는 충북지역 독립운동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조각작품을 새기기로 했다.
다음달 중순께 공모를 한 뒤 내년 90돌 삼일절에 새 3·1일 공원을 선보일 참이다.
송재봉(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위원은 “친일 역사를 깔끔하게 청산하고 오늘까지 타오르고 있는 민중 정신을 기리는 뜻에서 정춘수 동상 자리에 청원 횃불 시위를 상징하는 횃불 조형물을 설치하기로 했다”며 “왠지 씁쓸한 공원이 아니라 자랑과 자부의 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횃불 조형물 등 설치키로
“자랑과 자부의 공원 될 것” 충북 청주의 어머니 산으로 불리는 우암산 중턱에 3·1공원이 있다. 충북지역 3·1운동을 기념하고 애국지사들의 넋을 기리려는 뜻에서 1980년 8월15일 시민의 뜻을 모아 공원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3·1독립선언서에 이름을 올린 민족대표 33명 가운데 충북 출신 신흥식·권동진·손병희·권병덕·신석구 선생 등 5명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러나 3·1공원은 충북의 자랑이자 아픈 역사의 장이기도 하다. 공원을 만들 때 이들 5명의 애국지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우뚝 서 있던 정춘수 동상이 그의 친일 행각이 드러나면서 시민들에게 끌어 내려져 좌대만 흉물스럽게 남았기 때문이다. 정춘수는 3·1운동 때 민족대표로 서명을 한 뒤 징역형을 받고 옥고를 치렀지만 전향 성명서를 내고 변절의 길로 들어서 친일 행각을 서슴지 않았다

시민들이 친일 행각이 드러난 독립선언서 민족 대표 정춘수 동상을 끌어내리려고 광목천을 두르고 있다. 청주시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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