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 파주 ㄱ초등학교 2학년 ㄱ군이 제작 중 찍은 최초 작품(소파가 보이는 작품). 최종 완성단계에서 거북선 뿔과 배아래 파란 파도 물결이 추가됐다. 반면, 고교 2학년생의 작품으로 둔갑하면서 최초 작품과 달리 돛과 바닷물결 아래쪽에 글씨가 적혀 있다. 사진제공/파주 ㄱ초등학교 학부모들
“초등교사 어머니 학교에 있던것” 학부모들 주장
수상자 어머니 “아들 작품과 이름표 뒤바뀐듯”
수상자 어머니 “아들 작품과 이름표 뒤바뀐듯”
올해 ‘전국 학생 거북선 창작경연대회’ 중·고등 부문 대상작이 초등학생 작품으로 밝혀져 말썽을 빚고 있다. 특히 대상을 받은 고교생은 실제 작품을 만든 학생이 다니는 초등학교 여교사의 아들로 드러나 학부모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11일 경기 파주 ㄱ초등학교와 학부모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4월26일 충남 아산시와 한국거북선연구회 등이 연 ‘제47회 아산 성웅 이순신 축제 기념 전국 학생 거북선 창작 경연대회’에서 경기 고양지역 한 고교생(2학년)의 작품이 중·고등 부문 대상을 받았다.
그러나 ㄱ초교 학부모들은 “인터넷으로 주최 쪽에 우수작을 확인한 결과, 대상작은 ㄱ초교 3학년 ㄱ군이 지난해 만들어 학교에서 보관해온 것”이라고 주장하며 학교에 이런 사실을 알렸고, 학교 쪽은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달 5일 ㄱ군의 작품을 찾아왔다.
교사 이씨는 이에 대해 “대상작은 아들의 작품은 아니다”며 “그러나 그 작품이 학부모들이 주장하듯 ㄱ초교 ㄱ군의 작품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행사 당일 날씨가 나빠 바람에 이름표가 떨어진 것을 다시 붙이는 과정에서 학교에서 가져간 초등생의 작품과 고교생인 아들이 낸 작품의 이름표가 서로 뒤바뀐 것 같다”며 “나중에 이런 사실을 알고 주최 쪽에 알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사 아들이 다니는 고교 이아무개 교감은 “방학 전인 지난달 18일 담임교사가 거북선 경연대회 대상 상장을 해당 학생에게 전달했다는 보고를 담임 교사한테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학부모들은 “ㄱ군 작품 외에 같은 3학년 학생 ㄴ군의 작품 2점 역시 올해 경연대회에 출품하지 않았는데 수상작으로 선정됐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민원을 지난 3일 경기도 교육청에 냈다가 이틀 뒤 취하했다.
이에 대해 학교 쪽은 “학부모가 자진 철회했다”고 밝혔으나,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충격이 컸고 비공개로 민원을 냈는데 실명이 공개되면서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당해 철회했다”고 말했다. 파주시 교육청 이민석 장학사는 “교사의 경위서를 받았고 민원 철회와 상관없이 학부모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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