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버꾸놀이보존협회 양향진(44·사진)
광양버꾸놀이 전승 양향진씨
서남해안지역 ‘풍물굿’ 일종
‘상쇠’ 아버지가 춤사위 전수
풍물강좌 개설 대중화 노력
16일 서천변서 광양백중축제 예닐곱살 무렵부터 아버지 등에 업혀 풍물 가락을 들었다. 한들거리는 하얀 상모 사이로 울려 퍼지는 북과 태평소의 화음이 묘한 신명을 안겨줬다. 선명하게 남아 있던 유년의 기억이 북채를 잡도록 이끌었는지도 모른다. 광양 버꾸놀이보존협회 양향진(44·사진) 이사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양지역에서 전승되고 있는 버꾸놀이를 오롯이 지키고 있는 민속문화 실천가다. 버꾸는 개량 북보다 약간 더 큰 북이다. 버꾸놀이는 순천·여수·고흥·벌교·장흥 등 서남해안 지역 주민들이 사물 장단에 맞춰 마당밟이를 하던 풍물굿의 일종이다. 40여명이 원을 그리다가 뭉치고 다시 풀어지면서 북잡이를 한 사람씩 불러내 기량을 선보이게 하는 구조가 독창적이다. 한 손으로 버꾸를 들고 학이 큰 다리로 뛰듯 이어지는 춤사위가 크고 호탕해 남성적이고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양 이사장은 “과거 조선시대에 주민들이 수군에 편제돼 군고(軍鼓)를 하면서 익혔던 가락을 마을에서 이어갔다”며 “하지만 농촌이 공동화되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전해지지 못해 광양에서만 명맥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양 이사장은 전주 우석대 음악교육학과에 입학해 그룹사운드의 기타연주자로 활동하면서 뮤지컬 노래와 민중가요를 작곡하기도 했다. 탈패에서 탈춤과 풍물을 만나 전통문화의 매력에 푹 빠졌던 그는 1990년 2월 대학을 졸업하면서 고향으로 돌아갔다. 마을 풍물패의 상쇠였던 아버지 양일주(73)씨 등 마을 어르신들한테서 광양 버꾸놀이의 연행방식과 춤사위를 전수받아 민속문화를 복원시키는 데 힘을 쏟았다. 광양과 순천, 여수 등지에서 풍물 강좌를 개설해 교사·노동자·시민들에게 전통 가락과 장단을 가르치면서 풍물 대중화에도 적극 나섰다. 광양 버꾸놀이보존협회는 16일 오후 4시부터 저녁 8시까지 광양읍 서천변에서 광양백중축제를 연다. 20여년 동안 음력 7월15일 ‘백중’ 무렵이면 열리는 놀이판이다. 농사철이 끝나는 백중 무렵 씨름도 하고 풍물도 하며 마음껏 놀았던 과거의 풍습을 재연한다. 양 이사장의 강습을 받은 수강생들이 꾸린 풍물단체 25곳의 단원과 400여명이 판을 함께 만든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 양 이사장은 광양 버꾸놀이의 북춤을 재연한 공로로 97년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의 농악 명인으로 뽑혔고, 2005년 임방울 전국국악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양 이사장은 전국을 돌며 광양 버꾸놀이를 마당에 펼치고 풍물 강습을 하는 등의 바쁜 생활 속에서도 대학원에 진학해 민속학 박사학위 과정을 수료했다. 양 이사장은 “풍물 장단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활력과 기를 불어넣는 기능이 있다”며 “도심의 아파트나 공원 등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아가 놀이판을 벌이며 전통문화의 외연을 넓히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광양버꾸놀이보존협회 제공
‘상쇠’ 아버지가 춤사위 전수
풍물강좌 개설 대중화 노력
16일 서천변서 광양백중축제 예닐곱살 무렵부터 아버지 등에 업혀 풍물 가락을 들었다. 한들거리는 하얀 상모 사이로 울려 퍼지는 북과 태평소의 화음이 묘한 신명을 안겨줬다. 선명하게 남아 있던 유년의 기억이 북채를 잡도록 이끌었는지도 모른다. 광양 버꾸놀이보존협회 양향진(44·사진) 이사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양지역에서 전승되고 있는 버꾸놀이를 오롯이 지키고 있는 민속문화 실천가다. 버꾸는 개량 북보다 약간 더 큰 북이다. 버꾸놀이는 순천·여수·고흥·벌교·장흥 등 서남해안 지역 주민들이 사물 장단에 맞춰 마당밟이를 하던 풍물굿의 일종이다. 40여명이 원을 그리다가 뭉치고 다시 풀어지면서 북잡이를 한 사람씩 불러내 기량을 선보이게 하는 구조가 독창적이다. 한 손으로 버꾸를 들고 학이 큰 다리로 뛰듯 이어지는 춤사위가 크고 호탕해 남성적이고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양 이사장은 “과거 조선시대에 주민들이 수군에 편제돼 군고(軍鼓)를 하면서 익혔던 가락을 마을에서 이어갔다”며 “하지만 농촌이 공동화되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전해지지 못해 광양에서만 명맥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양 이사장은 전주 우석대 음악교육학과에 입학해 그룹사운드의 기타연주자로 활동하면서 뮤지컬 노래와 민중가요를 작곡하기도 했다. 탈패에서 탈춤과 풍물을 만나 전통문화의 매력에 푹 빠졌던 그는 1990년 2월 대학을 졸업하면서 고향으로 돌아갔다. 마을 풍물패의 상쇠였던 아버지 양일주(73)씨 등 마을 어르신들한테서 광양 버꾸놀이의 연행방식과 춤사위를 전수받아 민속문화를 복원시키는 데 힘을 쏟았다. 광양과 순천, 여수 등지에서 풍물 강좌를 개설해 교사·노동자·시민들에게 전통 가락과 장단을 가르치면서 풍물 대중화에도 적극 나섰다. 광양 버꾸놀이보존협회는 16일 오후 4시부터 저녁 8시까지 광양읍 서천변에서 광양백중축제를 연다. 20여년 동안 음력 7월15일 ‘백중’ 무렵이면 열리는 놀이판이다. 농사철이 끝나는 백중 무렵 씨름도 하고 풍물도 하며 마음껏 놀았던 과거의 풍습을 재연한다. 양 이사장의 강습을 받은 수강생들이 꾸린 풍물단체 25곳의 단원과 400여명이 판을 함께 만든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 양 이사장은 광양 버꾸놀이의 북춤을 재연한 공로로 97년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의 농악 명인으로 뽑혔고, 2005년 임방울 전국국악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양 이사장은 전국을 돌며 광양 버꾸놀이를 마당에 펼치고 풍물 강습을 하는 등의 바쁜 생활 속에서도 대학원에 진학해 민속학 박사학위 과정을 수료했다. 양 이사장은 “풍물 장단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활력과 기를 불어넣는 기능이 있다”며 “도심의 아파트나 공원 등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아가 놀이판을 벌이며 전통문화의 외연을 넓히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광양버꾸놀이보존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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