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미술관’ 260억원 들이고도 비오면 물에 잠겨
‘수원 역사박물관’ 1억원 흥선대원군 그림 가짜 판명
‘수원 역사박물관’ 1억원 흥선대원군 그림 가짜 판명
“직원들이 불쌍하죠….” 지난 12일 내린 비로 미술관 1층 현관과 아트숍, 갤러리 등이 3∼4㎝씩 물에 잠겼던 경기 안산시 초지동 경기도 미술관은 비만 오면 ‘초비상’이다. 시설 직원은 물론 큐레이터 등까지도 새벽에 불려 나오는 일이 허다하다.
미술관 관계자는 "밤새 비라도 내리면 직원들이 대기하거나 새벽에 나와 미술관 앞에 물막이벽을 치고 오전 개관 시간 전까지 1층 현관의 물빼기 작업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술관보다 높은 지대에 있는 화랑유원지 주차장에 쌓인 빗물이 미술관으로 스며드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막지 못한 탓이다.
경기도 미술관은 2006년 10월 경기도가 260억원을 들여 안산 화랑유원지 내 1만여㎡에 지상 2층, 연면적 8277㎡ 규모로 지은 초현대식 건물이다. 이는 지난 3월부터 경기문화재단이 관리하고 있는데, 경기도 미술의 ‘얼굴’이지만 미술관은 개관 이후 이미 바닥과 벽면, 천장 등의 균열과 누수로 수차례 보수공사를 거친 상태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해외 순방 때면 해당 나라의 대표 미술관과 박물관을 들러 시설과 전시 작품 등을 꼼꼼히 살핀다. 국내에도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과 박물관 설치와 운영을 강조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인 것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현재 40㎜ 정도의 비를 견딜 수 있는데 솔직히 그 이상의 대책은 없는 수준”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비 새는 미술관만 문제가 아니다. 경기 수원시가 오는 10월 문을 열 ‘수원 역사박물관’이 7억5천여만원을 주고 사들인 2881점의 유물 중 흥선대원군의 그림 등 160점(구입가 1억650만원)이 감사원 감사에서 가짜로 판명됐다. 유물 구입 적정성 검토는 고사하고 유물구입선정평가위원회 심의서도 허위 작성됐다. 또 경기도가 247억원을 들여 화성시 한 사찰에 효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관련 단체 반발과 관계 법령 위배 여부 등을 살피지 않고 4차례나 부지 선정과 취소를 되풀이하다 8억원의 설계용역비를 날린 것으로 지적됐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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