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구시청 앞에서 열린 장애인 주거권 침해 규탄 및 대구시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김춘림씨가 ‘지역사회에서 살고 싶다’는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1급 장애인 김춘림씨의 둥지 찾기 고행
6개월 퇴짜끝 아파트 계약
‘이미지 훼손’ 주민들 반대
시청 ‘힘’ 빌려서야 입주
“사과는 끝내 안하더군요” 1급 장애인인 김춘림(32·대구 중구)씨는 6개월을 찾아헤매다 겨우 집주인과 임대계약서까지 썼는데 이번에는 아파트 주민들이 반대를 하고 나서자, 눈앞이 캄캄했다. “장애인이라고 몸 누일 곳도 구하지 못하고 전전해야 하다니, 장애인에 대한 세상의 차별이 너무 원망스럽고 울화가 치밉니다.” 김씨는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뒤 혼자 살 집을 구하려고 세놓는 집 10여곳을 둘러봤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남들처럼 당연히 보증금과 월세를 내도 집 주인들은 딱 잘라 거절했다. 1급 중증장애인이라 세를 놓기가 싫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주거환경이 나은 곳은 포기를 하고, 겨우 창고를 고쳐 만든 방 한 칸을 얻었다. 하지만 심한 더위와 추위를 견디기 힘들어 올해 다시 새 집을 구하러 나섰다. 마침 대구사람장애인 자립생활센터가 보증금을 지원해 주기로 해, 자립생활센터의 집과 장애인시설에서 지내던 여성 장애인 2명과 함께 살기로 했다. 중증장애인 셋이 살 집을 구하는 것은 더 높은 벽이 버티고 있었다. 6개월을 찾아 헤매다 마침내 지난달 중순 대구 중구 대봉동 ㅊ아파트 5층의 집 주인과 임대계약을 했다. 김씨와 자립생활센터 활동가가 찾아간 아파트 관리위원회에서는 전동휠체어가 드나들 수 있도록 자비를 들여 부출입구에 경사로를 설치해도 좋다고 양해했다. 그런데 이사를 며칠 앞둔 지난달 28일 관리위원회로부터 “장애인들이 여럿이 드나들면 아파트 이미지가 나빠지고, 경사로도 설치할 수 없으니 다른 곳으로 가라”는 통보가 왔다. 관리위원회는 집 주인에게 임대계약 취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뒤 자립생활센터의 도움을 받아 대구시청 장애인복지 담당자에게 사실을 알렸고, 시청 쪽이 설득에 나선 뒤 관리위원회로부터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니 들어와 살라”는 답변을 들었다. 물론 그간의 차별에 대한 사과는 받지 못했다. 이연희(25) 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은 “그나마 센터가 함께 방을 구하러 다녔기 때문에 아파트를 구할 수 있었지, 아직도 장애인과 이웃해서 살기 싫다는 인식 때문에 장애인은 정당한 대가를 치러도 원하는 곳에서 살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4·20 장애인차별철폐 대구투쟁연대는 지난 2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주거권을 침해 당한 현실을 고발하면서 대구시에 보다 적극적인 장애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글·사진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이미지 훼손’ 주민들 반대
시청 ‘힘’ 빌려서야 입주
“사과는 끝내 안하더군요” 1급 장애인인 김춘림(32·대구 중구)씨는 6개월을 찾아헤매다 겨우 집주인과 임대계약서까지 썼는데 이번에는 아파트 주민들이 반대를 하고 나서자, 눈앞이 캄캄했다. “장애인이라고 몸 누일 곳도 구하지 못하고 전전해야 하다니, 장애인에 대한 세상의 차별이 너무 원망스럽고 울화가 치밉니다.” 김씨는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뒤 혼자 살 집을 구하려고 세놓는 집 10여곳을 둘러봤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남들처럼 당연히 보증금과 월세를 내도 집 주인들은 딱 잘라 거절했다. 1급 중증장애인이라 세를 놓기가 싫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주거환경이 나은 곳은 포기를 하고, 겨우 창고를 고쳐 만든 방 한 칸을 얻었다. 하지만 심한 더위와 추위를 견디기 힘들어 올해 다시 새 집을 구하러 나섰다. 마침 대구사람장애인 자립생활센터가 보증금을 지원해 주기로 해, 자립생활센터의 집과 장애인시설에서 지내던 여성 장애인 2명과 함께 살기로 했다. 중증장애인 셋이 살 집을 구하는 것은 더 높은 벽이 버티고 있었다. 6개월을 찾아 헤매다 마침내 지난달 중순 대구 중구 대봉동 ㅊ아파트 5층의 집 주인과 임대계약을 했다. 김씨와 자립생활센터 활동가가 찾아간 아파트 관리위원회에서는 전동휠체어가 드나들 수 있도록 자비를 들여 부출입구에 경사로를 설치해도 좋다고 양해했다. 그런데 이사를 며칠 앞둔 지난달 28일 관리위원회로부터 “장애인들이 여럿이 드나들면 아파트 이미지가 나빠지고, 경사로도 설치할 수 없으니 다른 곳으로 가라”는 통보가 왔다. 관리위원회는 집 주인에게 임대계약 취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뒤 자립생활센터의 도움을 받아 대구시청 장애인복지 담당자에게 사실을 알렸고, 시청 쪽이 설득에 나선 뒤 관리위원회로부터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니 들어와 살라”는 답변을 들었다. 물론 그간의 차별에 대한 사과는 받지 못했다. 이연희(25) 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은 “그나마 센터가 함께 방을 구하러 다녔기 때문에 아파트를 구할 수 있었지, 아직도 장애인과 이웃해서 살기 싫다는 인식 때문에 장애인은 정당한 대가를 치러도 원하는 곳에서 살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4·20 장애인차별철폐 대구투쟁연대는 지난 2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주거권을 침해 당한 현실을 고발하면서 대구시에 보다 적극적인 장애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글·사진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