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인천시 월미공원에서는 1950년 9월 인천 상륙작전 때 미군의 대규모 폭격으로 숨진 월미도 원주민들을 기리는 위령제가 처음으로 열렸다. 그러나 이날 인천시와 해병대사령부는 인천 월미도 앞 해상에서 인천 상륙작전 재연 행사를 열어 원주민 피해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연합뉴스
“한 풀렸으면” 진혼굿
상륙작전 재연행사도
상륙작전 재연행사도
9일 인천 월미도에서는 58년 전 인천 상륙작전의 성공을 기념해 당시 작전을 재현하는 행사와 이 작전 과정에서 무고하게 희생된 주민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제가 동시에 열렸다.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 ‘인천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위원회’ 회원과 지역 주민 등 15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월미공원에서 1950년 9월10일 미군의 대규모 폭격으로 숨진 월미도 원주민들을 추모했다.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 한인덕 위원장은 “미군이 상륙작전을 위해 주민 대피를 위한 사전 경고도 없이 무차별 폭격을 퍼부어 수많은 가족들과 이웃들을 잃었다”며 “살아남은 사람들도 대대로 살아온 월미도에서 쫓겨나 뿔뿔이 흩어진 뒤 지금까지 귀향하지 못하고 있다”고 고통을 토로했다.
한 위원장은 “억울하게 희생당한 월미도의 영령들을 위해 58년만에 처음 열리는 위령제를 여는 오늘, 인천 상륙작전을 재연해 희생당한 영령을 두번 죽이는 일을 저질렀다”고 분개하면서 “이번 위령제를 통해 희생자들의 한이 조금이나마 풀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위령제에서는 희생자의 넋을 달래는 진혼굿이 벌어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3월 “월미도 미군 폭격 사건은 인천 상륙작전을 위해 미군이 폭격기를 이용해 폭격하고, 기관총을 소사함으로써 발생한 사건으로 이 곳에 거주하는 주민 1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협의해 희생자와 이 지역에서 쫓겨난 원주민들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취하도록 권고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인천시와 해병대사령부가 자유공원과 월미도 일대에서 참전용사와 시민, 장병 등 1천여명이 참가한 ‘인천상륙작전 제58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인천 자유공원 내 맥아더 장군 동상과 상륙작전 당시 주 공격로였던 월미도 앞 해상에 꽃을 바친 뒤 상륙작전을 일부 재연하기도 했다. 이홍희 해병대사령관은 “한·미 해병대는 58년 전 온갖 악조건을 극복하고 인천 상륙작전을 감행해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운명을 되살렸다”고 말했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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