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청정지역 갈아엎나” 반발
충북 괴산군이 민간 사업자를 끌어 들여 ‘대학 찰옥수수의 고장’ 장연면에 대규모 골프장 건설을 다시 추진하자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군은 2004년 7월부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며 장연면 오가리 일대 군유지 126만㎡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사유지 48만㎡를 군유지와 교환하는 조건을 내세운 ㄱ 개발을 민간 사업자로 선정하고 골프장 건설을 맡겼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에서 민간 사업자 선정 등 사업 추진 과정의 문제가 드러나 관련 공무원 3명이 징계 처분을 받은 데 이어 군정조정위원회, 주민 등도 반대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민간 사업자에서 탈락한 업체들의 반발과 소송까지 잇따라 백지화 여론이 높았지만 군은 최근 4년여만에 골프장 재추진 선언을 했다.
군은 “감사원 통보에 대해 자문을 구했더니 사업 추진상 일부 하자는 있지만 민간 사업자를 취소할 만한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아니라는 답을 얻었다”며 “민간 사업자인 ㄱ 개발과 개발 계획을 보완한 뒤 주민 의견을 모아 사업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연면 송동리 장춘덕(60)이장은 “군의 청정 농업 정책에 따라 농가 30%가 친환경 인증을 받는 등 환경 농업에 힘을 쏟고 있는 마당에 군이 나서 반환경적 골프장을 짓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말려야 할 군이 눈앞의 경제에 눈이 멀어 대학 찰옥수수 원산지 장연과 주민의 생존권을 망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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