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옥수수 사료기지 터 조성재개
6년전 무상제공 합의…지사 바뀐뒤 실행안해
6년전 무상제공 합의…지사 바뀐뒤 실행안해
경기도가 사료값 폭등에 시달리는 축산농가들에게 싼값의 사료용 옥수수를 공급하기 위해 해외 사료기지 개발에 나섰다.
경기도는 11일 “인도네시아 남동술라웨시주 일대에서 매년 4000ha씩 오는 2010년까지 1만6천ha(1억5천만㎡)의 토지를 해외 사료기지로 조성해 연간 30여만t의 옥수수를 들여오기로 하고 다음달 인도네시아쪽과 양해각서를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르면 오는 11월 100ha의 시험 재배에 이어 내년부터 본격 재배에 들어간다.
현재 사료용 옥수수값은 지난해와 올해 국제곡물가격이 폭등하면서 미국에서 수입하는 경우 t당 최고 360달러까지 오른 상태다. 반면 인도네시아산 사료용 옥수수는 t당 220달러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경기도는 싼 값의 인도네시아산 옥수수를 들여오면 도내 축산농가에 매년 450억원(30만t 기준)의 사료비 절감 혜택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도의 해외 사료기지 개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2년 2월 당시 임창열 경기지사가 직접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를 방문해 현지에서 옥수수를 생산한 뒤 국내 축산농가에 싼값에 공급하는 우호협력 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인도네시아는 2억5천여만㎡의 토지를 경기도에 무상 제공하기로 하는 등 적극 나섰다. 그러나 후임 지사가 이 사업이 전임 지사의 ‘치적’이며, 곡물가가 높다는 등의 이유로 관심을 두지 않음으로써 실행에 이르지는 못했다. 6년이 지난 현재는 인도네시아쪽에서 경기도에 ha당 100만원씩 모두 160억원의 토지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2002년에는 사료용 옥수수값이 미국산은 t당 120달러, 인도네시아산은 t당 140달러였지만, 인도네시아는 농업 기계화가 안 된 상태였다”며 “당시 경기도가 무료로 땅을 제공받아 농업 기계화 등 투자를 했다면 국제곡물가격 변동에 좀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으며, 토지대금 160억원을 내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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