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친구들과 시민들이 구룡산 보존을 위한 땅 한 평 사기 거리 캠페인을 하고 있다.
청주 구룡산 ‘두꺼비 친구들’
두꺼비 친구들과 시민, 어린이 등이 청주시 산남동 원흥이 방죽과 원흥이 느티나무 주변에서 생태 교육을 하고 있다.
강기갑 의원·진중권 교수 등 무료강좌 지원도 1140만1390원. 구룡산 땅 한 평 사기 통장의 입금액이다. 청주시민들이 청주시 산남동 두꺼비 서식지 원흥이 방죽 주변 사유지를 사 생태 보존 지역으로 꾸미려고 2006년 4월28일 통장을 개설한 지 2년여만에 모은 돈이다. 원흥이 방죽과 주변 구룡산은 두꺼비 뿐 아니라 고라니, 너구리, 수리 부엉이, 황조롱이 등이 사는 도심 속 생태 보물 창고다. 모금에는 원흥이 방죽 두꺼비를 보러 온 고사리 손에서부터 주변 아파트 단지 주민에 이르기까지 1천여명이 참여했다. 지난해 교보생명환경문화상 환경 교육부문 대상을 받은 환경단체 ‘생태교육문화연구소 터’도 상금을 땅 한 평 사는 데 보탰다. 원흥이 방죽과 구룡산 생태 보존 여론이 커지자 환경단체 활동가, 시민, 학계 전문가 등은 지난해 사단법인 ‘두꺼비 친구들’을 만들었다. 친구처럼 두꺼비를 지켜주자는 뜻이다. 이들은 다달이 두꺼비 학교를 열어 원흥이 방죽과 구룡산의 생태 교육을 하는가 하면 시민·학계 전문가 등과 틈틈이 주변 생태 변화를 조사하고 있다. 시민들과 이들은 청주지방검찰청·청주지방법원 뒤 편 포도밭과 대체습지 위 밭, 농촌방죽 위 논 등 1300㎡(400여평)를 사들여 생태 보존 지역으로 꾸미려 하고 있지만 갈 길은 멀다. 평당 땅값이 30만원을 훌쩍 넘어 줄 잡아 1억여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꺼비 친구들 허연 팀장은 “십시일반 시민들의 정성에 환경 보존에 뜻이 있는 기관·단체, 자치단체 등의 참여를 보태는 ‘구룡산 트러스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아직 멀고 더디지만 차근차근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소박하게 시작한 운동이지만 외롭지 않다. 원흥이 방죽 주변 산남 두꺼비 생태마을 아파트 협의회 등이 힘을 보탠 데 이어 생태·환경에 관심을 보여온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등이 ‘두꺼비 생태공원 느티나무 생명 강좌’를 마련해 응원에 나섰다. 강 의원이 11일 원흥이 방죽 느티나무 아래에서 특강을 한 데 이어 진중권 중앙대 교수, 부안시민발소 이현민 소장, 광주환경운동연합 김광훈 사업국장 등이 다음달 16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강의를 한다. 박완희 원흥이 생명평화회의 국장은 “생태·환경에 관심이 있는 시민이면 누구나 수강이 가능하다”며 “수강료는 없지만 구룡산 땅 한 평 사기에 자발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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