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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현대차 일시금’은 파업 위로금?

등록 2008-09-23 21:41

회사·노조 “파업 없던 해도 지급…위로금 아닌 성과급”
현대자동차가 임금협상 타결 뒤 지급하는 일시금은 과연 파업 위로금인가?

일부 언론들은 이 회사의 올해 임금협상 타결이 더뎌지자 “회사가 파업 기간 입은 노조원들의 임금 손실액을 관행적으로 지급해 강성노조를 키웠고 만성적인 파업 관행을 자초했으며, 현금으로 주는 일시금은 법률에 명시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어긴 퍼주기”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하지만 이에 대해 오히려 회사 쪽이 적극 나서서 “일시금은 성과급의 일부여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어긴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문제의 해답은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임금협상 과정을 짚어 보면 찾을 수 있다. 일시금은 88년에 처음으로 15만원이 지급된 뒤 89~90년과 98~2000년을 빼고 해마다 평균 100만~200만원이 지급됐다. 특히 노조 설립 20년 동안 유일하게 무쟁의로 타결했던 94년에도 72만원을 지급했다. 파업 기간 임금 손실액 보전용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잃는 대목이다.

만약 일시금이 임금 보전용이라면 파업 기간이 길면 지급액도 많아야 한다. 하지만 33일 파업한 2006년과 이틀 파업한 지난해(시무식 파업 제외)는 200만원으로 같다. 밤샘근무 폐지(주간 연속 2교대) 방법을 두고 난항을 겪고 있는 올해도 협상에 깨진 뒤 잔업과 주말특근을 하지 못한 노조원들의 1인당 임금 손실액이 500만원에 이르지만 22일 밤 마련한 2차 노사 잠정합의안은 400만원으로 정해 일부 노조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일시금을 지급하는 것은 회사마다 나름대로의 속사정 때문이다. 올해 14년 연속 무쟁의 타결한 현대중공업은 고정급여 형태로 굳어지는 성과급 규모가 커지면 퇴직금이 느는데다 지나친 임금 인상 기대심리가 퍼지는 것을 우려해 성과급과 별도로 지난해 100만원에 이어 올해 200만원을 지급했다.

현대자동차는 직원 간 성과급 격차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 숨어 있다. 성과급이 200%이면 통상임금이 150만원인 장기근속자는 300만원을 받지만, 통상임금이 100만원인 신입사원은 200만원을 받게 돼 100만원이 적다. 하지만 100%+100만원으로 성과금을 지급하면 장기근속자는 250만원(150만원+100만원), 신입사원은 200만원(100만원+100만원)이 돼 50만원으로 차이가 줄어든다.

이는 임금 인상방법에서도 잘 드러난다. 88~98년 근속연수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정률방식(%)과 근속연수에 관계없이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는 정액방식을 5대5로 섞거나 번갈아 적용했으나 임금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자 99년부터는 정액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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