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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서울시 여자 축구단 ‘아마조네스’

등록 2005-05-02 21:41

  서울시청 여자축구단 ‘아마조네스’가 지난 4월19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 보조경기장에서 중국 난징시 여자축구단과 친선경기를 하고 있다. 서울시체육회 제공.
서울시청 여자축구단 ‘아마조네스’가 지난 4월19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 보조경기장에서 중국 난징시 여자축구단과 친선경기를 하고 있다. 서울시체육회 제공.


가난도 무관심도…뻥뻥!

그네들은 입술을 꽉 깨문다. 비인기 종목이라는 무관심을 부수기 위해선 실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이젠 이런 것이 오히려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2일 낮 1시 서울 송파구 오륜동 서울체육고등학교에선 26명의 여자축구 선수들이 패스연습을 하며 막바지 몸을 풀었다. 이들은 지난해 2월 창단된 서울시청 소속 여자축구팀이다. 팀명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전사란 뜻의 ‘아마조네스’.

서울국제대회 개막전
“오늘 일본 울린다”
막바지 연습 ‘구슬땀’

3일 아마조네스는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서울국제 여자축구대회’ 개막전에서 일본 도쿄 클럽팀과 맞붙는다. 아마조네스는 러시아·중국 등 세계적인 강호와도 싸우게 되지만, 일본전이 무엇보다 부담이다.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라지만, 최근 독도와 교과서 왜곡문제로 한-일간 냉기류가 흐르고 있어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 1년 동안 아마조네스의 성적표는 2승6패. 이긴 두 경기도 승부차기 승이었다. 하지만 시청팀엔 ‘여자 박주영’이란 닉네임이 붙은 박은선(19)이 성인 무대 데뷔전을 치른다. 그는 지난해 6월 아시아여자청소년대회에서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포함해 6경기 8골을 뽑아냈다.

아마조네스는 경기에서 이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가난과 무관심이라는 더 힘든 것에 맞서 싸워야 한다. 그래서 그네들은 그 또래의 남자 선수들에 견줘 좀 더 고달프다. 여자 선수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편이다. 오직 축구를 통해 성공하겠다는 소수만이 이 길을 택한다. 박 선수도 그랬다. 그래서 대학에 가는 대신 바로 실업팀인 서울시청팀에 왔다.

그러나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선수들은 대학에 입학해 2년간 뛰어야 한다’는 한국여자축구연맹 규약을 어겼다는 이유로 3개 대회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박 선수는 “남자선수에게는 그런 규정이 없는데 여자선수에게만 그런 규정이 있다”며 “대학을 가지 않았다고 축구를 할 수 없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초 서울시청팀 최해란 선수(23)는 “사는 게 힘들어요, 엄마 끝까지 못 지켜 드려 죄송해요”라는 석 장짜리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적에 대한 중압감과 생활고가 너무 버거웠기 때문이다.

여자 선수들은 성적에 따라 1500만~3300만원 정도의 연봉을 받는다. 수억원대의 남자 프로 선수에 비하면 초라하다. 그보다 더 힘든 건 여자 실업팀이 단 3곳뿐이어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곧바로 실업자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서정호 서울시청팀 감독은 “대한축구협회가 남자 축구에 지원하는 것의 100분의 1만 여자축구에 지원해도 여자축구는 지금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할 수 있다”며 “유소녀 축구를 지원해 저변을 넓히고 여자선수를 위한 전용구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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