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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피고인석 앉을래?” “100만원 줘”

등록 2008-09-25 22:10

뇌물 혐의 서울시의원들, 공판정서 황당발언
“100만원? 택시비 쓰고 밥 먹으면 남는 것도 없어.”

“법원에 의자가 없으니 시에서 예산 좀 보내줘야겠네.”

시의회 의장 선거를 앞두고 김귀환(59·구속) 의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25일 공판에 나와 나눈 대화다.

이들 시의원 28명은 법정 앞에서 오후 공판을 기다리며 자신들이 뇌물로 받은 100만원을 주제로 농담을 주고 받았다. 한 의원은 “100만원 받아놓고 (재판 받으러 오가느라) 택시비 쓰고 식사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피고인석에 앉은 의원이 자리가 부족해 방청석에 앉은 다른 의원에게 “내 자리 가서 대신 앉아 볼래?”라고 농담을 걸자, 이 말을 들은 의원은 “그러면 100만원 줘”라고 받아쳤다. 다른 의원은 “저 사람들(재판부)은 기억 못해, 안경만 바꿔쓰면 된다”며 웃었다.

한 의원은 피고인석이 부족해 방청석에 앉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많으면 의자를 좀 갖다 놓지”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의원은 “시에서 예산 좀 지원해준다 그래”라고 말했다. “재판 끝나고 소주나 한잔 하자”는 말도 나왔다. 앞서 증인으로 나온 김 의장이 “누군가의 제보로 수사가 시작돼 법정에 서게 됐다”고 말한 것을 두고는 “거짓 제보 방지 특별위원회를 만들자”거나 “특위를 만들어서 세미나를 가자”는 제안이 쏟아졌다.

김 의장은 공판에서 “한나라당 소속 시 의원 중 돈을 줄 대상을 어떻게 선정했느냐”는 검찰 신문에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면 당시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 102명 전원에게 돈을 줬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현철 기자, 연합뉴스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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