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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울산시 처용제 예산지원은 종교 편향?

등록 2008-09-29 22:48

기독교 단체 ‘무속신앙’ 규정, 조례 폐지등 요구
추진위 “축제 명칭 놓고 종교 운운…옳지 않다”

“처용설화가 무속신앙인가?”

다음달 2~5일 열리는 울산의 대표 축제인 처용문화제가 외설 시비에 이어 종교문제로 번지고 있다.

울산시는 1967년 시작한 ‘공업축제’를 91년 신라 헌강왕 때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향가 <처용가>의 발상지가 울산 개운포였던 것에 착안해 ‘처용문화제’로 이름을 바꿨다. 시는 2005년 처용문화제 지원 조례를 만들어 해마다 8억~9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처용문화제 추진위원회는 한쪽에서 명칭을 두고 외설 시비를 거는데다 축제 내용이 빈약하다는 비판이 나오자 지난해부터 아시아 대표축제로 키우기 위해 세계 각국의 대표 음악 연주팀을 초청하고 있다.

하지만 기독교연합회와 교회협의회 등 울산의 기독교계 단체들은 “처용문화제에 재정을 지원하는 것은 무속신앙을 지원하는 행위로 종교 편향”이라고 주장하며 처용문화제 시비 지원 중단과 함께 처용문화제 지원 조례 개정 또는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각 교회들은 교회 건물 들머리에 ‘음란한 처용문화제 폐지하라’ 등의 문구를 적은 펼침막을 일제히 내걸면서 시민과 교인들을 상대로 처용문화제 폐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조례가 개정 또는 폐지되지 않으면 처용문화제 조례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시 공무원을 특정종교 편향 지원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태도다.

이들 단체는 “처용가에서 주인공 처용이 자신의 아내를 범하고 있는 역신(귀신)을 춤과 노래로 물리친 행위는 무당이 귀신을 쫓아낼 때와 같은 의식이므로 처용이 곧 무당”이라고 주장한다. 또 “<삼국유사>의 저자인 고려시대의 일연 스님은 처용설화를 역신을 퇴출한 벽사진경의 이야기로 소개하고 있고, 고려와 조선의 일부 왕실에서 궁중나례로 공연된 처용무는 그 목적이 귀신을 쫓기 위한 것이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추진위 쪽은 “처용이 노래와 춤을 불러 역신을 쫓아내는 것은 관용과 화합을 의미하는 것이며, 근대 공업화와 함께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시민을 하나로 묶을 필요가 있는 울산의 사정과 맞아 떨어진다”며 “지역축제의 명칭을 놓고 종교문제로 불똥이 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전병수 울산시 문화예술과장은 “문학·역사적 가치를 지닌 내 고장 문화를 종교문제로 비화시키는 것 자체가 황당하다”며 “예산 삭감은 있을 수 없으며 울산발전연구원에 맡긴 용역 결과에 따라 명칭을 바꿀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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