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로 일대 시설 활용 방안
청와대, 시민열린마당-기무사터 교환방식 추진
서울시-미술계 등 기존 활용계획 틀어져 ‘당혹’
서울시-미술계 등 기존 활용계획 틀어져 ‘당혹’
올해 8·15 광복절을 맞아 이명박 대통령이 건립을 발표한 ‘현대사박물관’의 추진 과정에서 서울시와 대전시, 미술계 등이 잇따라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돌출적으로 현대사박물관 건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광화문 시민열린마당, 기무사터, 문화체육관광부 건물 등에 대한 기존 활용계획이 모두 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기무사의 터를 국방부로부터 매입한 뒤, 문화체육관광부의 북쪽에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는 광화문 시민열린마당과 맞바꾸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민열린마당과 2012년 행정도시로 이전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터에는 현대사박물관이 들어서고, 기무사 터는 서울시가 소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 “민족적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현대사 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밝히면서, 기무사 터에는 복합관광문화시설 등을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시민열린마당의 소유주인 서울시는 당혹한 표정이다. 서울시의 관계자는 “시민열린마당과 기무사 터의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중앙부처와 아직 협의 중이며, 아직 합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애초 서울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주한 미국대사관의 터를 시민열린마당의 성격에 맞게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내부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의 다른 관계자는 “도심 속의 공원으로 마련된 시민열린마당이 현대사박물관이 건립되면 10여년만에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1999년 과거 경기도청사 터 8948㎡에 이 마당을 조성했으며, 해마다 80여만명의 시민들이 찾아왔다.
기무사 터에 국립미술관 건립을 요구해 온 미술계도 기무사 터를 서울시에 넘긴다는 정부의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정준모 미술평론가(국립현대미술관 전 학예연구실장)은 “서울과 한국을 상징하는 광화문 일대의 공간 계획은 100년 앞을 내다보고 만들어져야 하는데, 거꾸로 현대사박물관을 짓겠다는 정부의 갑작스런 계획에 다른 공간 계획이 따라가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떠나는 충남도청 건물에 ‘근·현대사 박물관 유치’을 추진하던 대전시도 뒤통수를 맞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대통령 후보 대전지역 유세 도중 충남도청 청사에 근·현대사 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국립 근·현대사 박물관 유치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왔는데, 이번에도 역시 서울 중심의 판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최근 대전 지역 5개 구청장들은 “충남도청 이전 부지에 근·현대사 박물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요지의 공동 건의문을 내기도 했다.
김기태 송인걸 황준범 기자 kk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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