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상류 하천 일대
우렁·말조개 등도 발견
“오·폐수 유입차단 효과”
우렁·말조개 등도 발견
“오·폐수 유입차단 효과”
공단도시인 경기 안산시의 도심 하천들이 되살아나고 있다. 도심 하천에 ‘가을 진객’이라는 숭어 떼도 수십만마리가 찾아들고, 하천의 바닥에는 우렁과 말조개 등이 나타났으며, 1급수에만 산다는 밀어까지 발견됐다.
6일 시화호로 유입되는 안산천의 호수공원 부근에서는 수천마리의 숭어 떼가 상류를 향해 헤엄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숭어 떼들은 안산천 외에도 9월부터 화정천을 비롯해 시화호 상류인 반월천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어른 손바닥 만한 크기의 어린 물고기들이며, 바다에서 살다가 시화호 배수갑문을 통해 하천으로 거슬러 올라온 것들이다.
수자원연구원 유역환경연구소 김호준 박사는 “안산지역 하천 하구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으로 먹이가 풍부해 숭어와 농어 등 회귀성 어종들이 몰려든다”며 “이들의 규모는 전체적으로 수십만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깊이가 대략 1m∼30㎝인 안산천의 상류로 올라가면 바닥은 도심 하천에서 보기 힘든 말조개들이 널려 있고, 화정천에서도 논에서나 찾을 수 있는우렁들이 하천 바닥에 많다. 모래층 밑까지 산소가 공급돼야 살 수 있는 말조개나 우렁은 하천이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말조개와 우렁은 하천 바닥에서 유기물질들을 먹어치우면서 하천을 정화하기도 한다. 이밖에 이 하천들에서는 망둥어, 좀농어, 가물치, 잉어, 메기 등도 살고 있다.
물고기와 조개류가 많아지면서 이들을 먹이로 삼는 철새인 왜가리와 중대백로들은 텃새처럼 이 곳에 자리잡았다. 숭어와 붕어를 입에 문 철새들의 이채로운 모습이 시민들의 구경거리가 되고 있다.
자연하천인 반월천(10.5㎞)과 달리 안산천(10.3㎞)과 화정천(5.2㎞)은 공단도시로 계획된 안산시가 지난 1988년 계획적으로 도심 한폭판에 조성한 인공 하천이다. 그러나 불과 5년전까지만 해도 이들 하천의 수질은 5급수 수준인 평균 10ppm(BOD)으로 심하게 오염돼 있었다. 이후 안산천과 화정천에 49곳의 하수 처리시설이 만들어지면서 올해 하천 수질은 3급수인 평균 3.3ppm으로 나아졌다.
죽음의 호수로 불리던 시화호의 상류 하천들이 되살아난 이유는 무엇일까? 안산시 지구환경과 최종인 조수보호 담당은 “이들 인공 하천들은 처음에 심하게 오염된 상태였지만, 20여년 동안 오·폐수 유입을 차단하고 인간이 자연 생태계에 간섭하지 않으면서 건강한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들 하천에서 물고기, 조개, 새들을 잡는 행위는 일절 금지되고 있으나, 물고기의 경우 숫자가 급격히 불어나 안산시도 고민중이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제공 최종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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