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사·공단 전체손실의 94%
2005~2007년 자료 공개
지난 2005~2007년 전국 지방 공사·공단의 적자 가운데 94.4%가 지하철 공사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은재 의원(한나라당)이 7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전국의 113개 지방 공사·공단 가운데 2005년~2007년 적자가 발생한 곳은 44곳이었으며, 적자액은 2조2737억원에 이르렀다. 그런데 전체 적자액 가운데 94.4%인 2조1473억원이 전국의 7개 지하철 공사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적자액을 지방 공사 별로 보면, 서울도시철도공사가 3년 동안 7770억원 적자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메트로도 같은 기간 적자액 순위 3위에 해당하는 3847억원 적자를 냈다. 서울의 두 지하철 공사가 지난 3년 동안 기록한 적자는 1조원이 넘었다. 두번째로 적자를 많이 낸 곳은 대구지하철공사로 3년 동안 4438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4위는 부산교통공사 2629억원이었다. 5위는 광주시도시철도공사 1413억원, 6위는 인천지하철공사 930억원, 7위는 대전도시철도공사 339억원이었다.
이렇게 큰 적자가 나는 원인에 대해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안병국 기획경영실장은 “서울메트로의 1~4호선보다 이용률이 낮은 것이 적자의 주요 원인”이라며 “무임승차에 따른 적자도 수백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정원재 대구시 교통국장은 “대구는 버스나 승용차 등 육상 교통이 잘 돼 있어 지하철 수송분담률이 2006년 7.1%에 불과하다”며 “획기적으로 지하철 이용자가 늘지 않으면 적자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정개발연구원 김경철 연구위원은 “인구가 200만명 정도인 대구·대전·광주 등은 서울 지하철같은 중량 지하철이 아니라, 수송 규모가 작고 건설비가 적게 드는 노면 전차 등 경전철을 놨어야 했다”며 “지하철을 만들더라도 역 시설을 간소하게 하고, 터널 깊이를 더 낮게 했다면 역시 비용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로서는 무인 자동화를 통해 운영비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규원 김광수 김경욱 기자 che@hani.co.kr
김규원 김광수 김경욱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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