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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형제 폐지’ 염원 담아 원혼 달랜다

등록 2008-10-07 23:03

대구교도소에서 2㎞ 떨어진 산기슭에 자리잡은 사형수 및 무연고 묘역. 대구 지역 인권단체인 한국인권행동이 아무도 찾는 이가 없는 이곳을 방문해 묘를 돌보고 있다. 한국인권행동 제공
대구교도소에서 2㎞ 떨어진 산기슭에 자리잡은 사형수 및 무연고 묘역. 대구 지역 인권단체인 한국인권행동이 아무도 찾는 이가 없는 이곳을 방문해 묘를 돌보고 있다. 한국인권행동 제공
대구교도소 사형수·무연고 묘역서 11일 위령제
70년대 간첩사건 연루자 등 포함 116명 묻혀
대구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 대구교도소에서 용연사 쪽으로 2㎞를 올라가며 산기슭에 ‘대구교도소 사형수 및 재소자 무연고 묘역’이 눈에 띈다.

대구교도소에서 수감 중 숨져간 재소자들이 묻힌 곳이다. 1천여㎡ 규모의 이 묘역을 찾는 이들은 거의 없다. 대구교도소는 “사형수 또는 질병 등으로 숨진 재소자 가운데 연고가 없거나 가족들이 인수하기를 거부한 주검들이 이 묘역에 묻혀 있다”고 밝혔다. 1971년 대구교도소가 대구 중구 삼덕동에서 달성군 화원으로 옮겨온 뒤 37년 동안 교도소 안에서 숨져간 재소자 74명과 삼덕동에서 숨진 재소자 42명이 큰 무덤 한 곳에 합장돼 있다.

대구교도소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아 상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1970년대 초반 간첩단사건 등으로 수감된 사형수 등도 상당수 묻혀 있다고 인권단체들은 밝혔다. 2007년에도 가족이 없는 재소자 1명이 이 묘역에 묻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교도소 직원들은 “10년 이상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최근에는 사형수들은 거의 없고 질병을 앓다 숨진 일반 재소자들이 많이 묻혀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 묘역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아주 드물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종교단체와 인권단체 등은 11일 오전 10시30분쯤 이 묘역을 찾아 위령제를 지낼 계획이다. 대구종교인평화회의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구지부,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한국인권행동 등의 단체들이 참여한다. 위령제는 대구에서 활동하는 국악원 ‘모리터’의 길닦음을 시작으로 가톨릭 기독교 불교 등 6개 종단별로 위령제를 지낸 뒤 대구시 무형문화재 9호인 살풀이 이수자 조혜숙씨의 살풀이로 막을 내린다.

한국인권행동 오완호 사무처장은 “불쌍하게 숨져간 원혼들을 달래는 한편, 사형제 폐지를 대구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위령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998명이 사형 집행을 당했으며, 1997년 말 이후 12년째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현재 62명의 사형수가 수감 중인 것으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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