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성기구 890명 조사…열에 아홉은 ’사회 부패했다’
대구의 고교생 열 명 가운데 아홉 명이 ‘우리 사회가 부패해 있다’고 생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 한국 투명성기구 대구본부(상임대표 정기숙 전 계명대 교수)가 시내 9개 고교 재학생 89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우리 사회의 부패 정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물음에 ‘매우 그렇다’(42.7%) 또는 ‘그렇다’(46.5%)는 대답이 89.2%를 차지했다.‘보통이다’(10.2%), ‘별로 그렇지 않다’(3명·0.3%), ‘전혀 그렇지 않다’(2명·0.2%)는 의견은 소수에 머물렀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부패 정도를 묻는 문항에 ‘매우 그렇다’(36.1%)와 ‘그렇다’(42.1%)를 더해 78.2%였지만 1년 만에 10% 넘게 늘어났다.
우리 사회가 부패한 가장 큰 이유를 묻는 질문에 고교생들은 49.3%가 ‘정치권이 부패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으며, 이어 ‘인맥과 지역주의, 동창회 등 학연’(19.5%), ‘사회적 환경의 잘못’(16.1%), ‘부패를 막을 수 있는 법과 제도가 없어서’(12.1%) 등을 꼽았다.
또 법을 위반하는 사건들이 계속되는 이유를 묻는 문항에는 66.2%가 ‘법을 어겨도 처벌을 않거나 가볍기 때문’이라고 밝혔고, 22.7%는 ‘법을 지키면 나만 손해 보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부패를 없애고 싶은 1순위로는 정치권(70.8%)이 가장 많았고, 기업(6.4%), 교육계(5%), 언론계(3.7%), 법조계(3.6%) 등이 뒤을 이었다.
학생들은 ‘뇌물을 써서 문제을 해결할 수 있다면 기꺼이 뇌물을 쓰겠다’라는 문항에 ‘매우 또는 가끔 그렇다’는 대답(35.2%)이 ‘별로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를 더한 대답(37.6%)과 엇비슷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고교생 18.4%가 ‘감옥에서 10년 살아도 10억원을 벌수 있다면 부패를 저지르겠다’고 밝혀 충격을 던져줬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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