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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풍경] 재래시장 온기 나르는 ‘희망카트’

등록 2008-10-09 22:17

 9일 울산 동구 대송시장을 찾은 한 주부가 시장 상인회가 마련한 카트에 아이를 태우고 장을 보고 있다.
9일 울산 동구 대송시장을 찾은 한 주부가 시장 상인회가 마련한 카트에 아이를 태우고 장을 보고 있다.
쇼핑카트 설치한 울산 대송농수산물시장
통로 포장하고 주차권 선물
할인매장과 서비스 경쟁
고객만족·상인결속 ‘쑥쑥’

“재래시장 맞아요?”

일주일에 한두 차례 울산 동구 대송농수산물시장을 찾는 주부 윤은정(25)씨는 요즘 장보기가 훨씬 편해졌다. 주로 할인매장에서 이용되는 카트가 시장 들머리에 있기 때문이다. 윤씨는 “네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시장을 보려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는데 카트에 애를 태우고 장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곳에 카트가 등장한 것은 지난 8월 근처에 유명 할인매장이 들어선 것이 계기가 됐다.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지난달 국·시·구비 20여억원을 들여 비바람을 막아 주고 따가운 햇볕을 가려주는 아케이드를 설치했지만 시장 상인회는 한 차원 더 높은 서비스를 개발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시장 상인회 황삼철(50) 회장은 “전국의 재래시장과 유명 할인매장을 둘러보면서 재래시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아케이드)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서비스)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시장 상인회는 자동차로 시장 근처에 주차를 한 뒤 카트를 밀며 물품을 구입하는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할인매장의 강점 따라하기에 나섰다. 먼저 400만원을 들여 30여 대를 구입하고 시장의 한 슈퍼에서 사용하던 20여 대 등 50여 대를 시장 입구 등 네 곳에 분산해서 배치했다. 카트가 쉽게 다닐 수 있도록 시장 통로를 아스콘으로 포장하고 오전 11시~오후 6시엔 차량 진입을 금지했다. 먼 거리에서 오는 고객을 위해 시장 근처 공영주차장 무료 이용 주차권도 발급했다.

대부분의 고객은 재래시장의 변신에 놀라움과 함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우려했던 카트 분실은 기우였다. 자물쇠를 채우지 않고 카트를 둬 분실 가능성이 컸지만 한 달여가 지났으나 분실된 카트는 아직 한 대도 없다고 한다. 더러 카트를 집으로 가져가는 주부들이 있지만 다음날 다시 갖고 온다는 것이다.


상인회도 예상치 못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상인들의 자신감도 덩달아 높아져 결속이 단단해지고 있다. 시장 전체 180여 곳의 점포 가운데 87곳만 상인회에 가입했으나 한 달여 사이에 50여 곳이 추가로 가입한 것이 그 예다.

황 회장은 “구입한 물품에 불만이 있거나 하자가 있을 때 즉각 해결하는 고객불편신고센터와 공동배달서비스체계를 갖출 예정”이라며 “고객의 눈높이에 맞게 서비스를 계속 개선해 할인매장과 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린 고객들이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글·사진/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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