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제2회 지리산 문화제의 새끼줄 빨리 꼬기 대회에서 한 노인이 새끼를 꼬고 있는 모습. 지리산생명연대 제공
26일까지 주민 자발참여 속 섶다리 재현 행사 등 마련
지리산에서 살아가는 산 사람들의 이야기와 지리산의 자연·문화를 공유하려는 문화제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속에 열린다.
지리산생명연대 등 지리산권역 영호남 25개 단체로 구성된 ‘지리산권 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24~26일 전북 남원시 산내면 실상사 일대에서‘2008 지리산 문화제’를 개최한다. 이 문화제는 지리산 주변지역을 해마다 순회하며 주민 중심으로 열리는데, 이번이 2006년(구례)과 2007년(하동)에 이어 세번째다.
올해 주제는 ‘내사랑, 지리산’으로 문화제를 위해 주최 쪽이 지난 6월부터 네 달 간 일주일에 한번 꼴로 회의를 진행해 왔다. 남원 물사유화 저지투쟁에 참여했던 단체 및 산내면 주민 등이 힘을 합친 것이다.
특히 올해 행사는 산내면청년회가 주관한 섶다리(나무를 엮어서 만든 다리) 짓기가 눈길을 끈다. 실상사 주변을 흐르는 만수천에 30년 이전의 섶다리를 재현하는 것이다. 산내면 입석리·삼화리와 대정리를 잇게 될 섶다리는 24일 아침부터 주민들이 미리 준비한 흙과 통나무 등을 사용해 만든다.
대부분 섶다리가 관에서 주도해 이뤄지고 행사가 끝나면 철거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직접 만드는 섶다리는 문화제가 끝나도 계속 보존할 방침이다. 그러나 남원시는 안전을 이유로 뜯도록 권유하고 있어, 주민들은 계속 존치를 위해 청원을 낼 예정이다.
25일 마을의 안녕을 비는 당산제를 열리고, 지리산권 어른들의 영정사진 찍기, 지리산·섬진강을 노래한 작가들의 팬사인회, 공동 설치미술 작품전시회 등이 열린다. 또 작은 솟대 만들기, 도예체험, 천연염색 및 비누만들기 체험, 토종씨앗 나누기, 지리산 야생화 사진전 등도 마련된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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