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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지방아파트 찬바람 분다

등록 2008-10-24 19:33수정 2008-10-24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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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올해 완공 아파트 6곳 절반 못채워
투기목적 매입 많고 살던 집은 안팔려
24일 울산 남구 공업탑 교차로 근처 ㄹ아파트. 올 6월 완공된 뒤 입주 5개월째를 맞았지만, 103동 건물 24개층 가운데 10개층 바깥 창문에 새시 대신 비닐이 붙어 있었다. 한 입주민은 “입주율이 30% 가량 된다”고 말했지만 ㄹ아파트 옆에 사는 한 주민은 “밤에 켜진 불빛을 보면 입주율이 20%도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로 건너편의 울산대공원 앞 ㅇ아파트도 올 6월 입주가 시작됐지만 3분의 1 정도 가구에 아직 새시가 설치되지 않았다. 이곳에서 만난 60대 입주민은 “112㎡형은 입주율이 절반을 넘었지만 그 이상 평형은 입주율이 절반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실제로 울산 남구청이 올 들어 완공된 200가구 이상 아파트 6곳의 입주율을 조사해 보니, 지난 13일 현재 두 곳이 29.5%, 48.7%로 50%를 넘지 않았다. 나머지 4곳은 69~71%를 보였지만, 분양 당시 학군 등 입지 여건이 좋아 대박을 터뜨린데다 입주를 시작된 지 5~6개월이 지난 것을 고려하면 예상치 못한 결과다.

울산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완공된 경남 진해시 ㅅ아파트는 280가구 가운데 100가구 정도만 입주해 입주율이 35% 수준이다. 입주가 시작된 지 10개월이 지나면서 간혹 매물이 나오기도 하지만 사려는 이들은 거의 없다. ㅅ아파트 근처 ㅇ공인중계사는 “진해뿐만 아니라 최근 준공된 아파트가 대부분 비슷한 사정일 것”이라며 “요즘 이렇게 경기가 나쁜데 누가 집을 옮기겠느냐”고 말했다. 2006년 3월 분양한 전북 전주시의 한 아파트도 지난 6월부터 입주를 시작했지만 791가구 가운데 현재 350여 가구(44%)만 입주했다.

분양이 인기리에 이뤄진 아파트들의 입주율이 낮은 것은 분양 당시 실수요자보다는 투자를 목적으로 산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울산 남구의 ㅇ부동산중개소 실장은 “지금 입주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폭탄 돌리기 게임에서 마지막으로 폭탄을 받은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며 “분양 가격보다 싸게 내놓아도 여전히 가격이 높아 실수요자들이 외면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기존에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입주를 미루는 실수요자들도 있다. 울산대공원 앞 ㅇ아파트를 산 박아무개(41·울산 남구 옥동)씨는 “입주 예정일을 앞두고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평당 700만원에 내놓았는데 6개월째 팔리지 않는다”며 “가격을 더 낮추면 은행대출금을 갚을 길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 건축주택과 박기봉 계장은 “값이 많이 떨어진 아파트가 나와도 공급과 미분양 아파트가 과잉인데다,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쳐 실수요자들이 아직까지 아파트를 사려고 하지 않아 당분간 입주율은 쉽게 회복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울산 대구 창원 전주/김광수 구대선 최상원 박임근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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