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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문경 공무원은 박수부대?

등록 2008-10-27 22:36

가요제·사과축제 등 머릿수 채우기 소집 잇따라
“쉬는날 동원 이해못해”…시“지역 알리는 행사”
“공무원들이 봉인가요?”

경북 문경시 공무원 김아무개씨는 지난 25일 오후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여유롭게 외식을 하기로 했다. 식당에 도착한 그는 주문을 하고 식사를 시작하려는 순간 갑자기 휴대전화에 들어온 문자메시지를 보고 홀로 자리를 떠야 했다. <교통방송>이 이날 오후 양강 생활체육공원에서 열기로 한 ‘제1회 전국 대학생 트로트가요제’의 시작 시간이 됐는데도 객석이 채워지지 않자 문경시가 행사를 30분 연기하고 900여 명의 전직원을 비상소집했기 때문이다. 출석까지 확인하기 때문에 김씨 같은 하위직 공무원으로선 가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문경시의 ‘긴급 조치’로 가요제 시작 시각에 300여 명이던 관객은 1천여명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대다수가 시청 공무원과 가족들로 채워져 갑작스레 동원된 공무원들은 여간 불만스럽지 않았다.

이처럼 문경시청 공무원들은 각종 행사에 동원되거나 비상소집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파김치가 됐다. 이번 달 들어 각종 행사에 공무원을 동원한 것만 해도 모두 5건이다. 지난 10일 양강체육관에서 열린 사과축제 전야제를 비롯해 14일 사과축제와 관련된 <안동문화방송> 특집 뉴스프로그램 등이다.

또 18일의 산악체전 개막식, 23일의 사과축제 관련 <한국방송공사>의 ‘6시 내고향’ 특집프로그램, 25일의 전국 대학생 트로트가요제 등에도 동원됐다. 게다가 지난 10일부터 11월2일까지 문경새재 일원에서 열리는 사과축제 기간에 읍·면. 동 행사 때 해당 읍·면·동 공무원과 주민들이 하루씩 동원되고 있다.

29일 17회를 맞는 새문경아카데미에도 동원될 계획이어서 시 공무원 사이에서는 “공무원이 박수부대로 전락했다”란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상당수 공무원들은 “비상사태가 아닌 데도 쉬는 날 행사에 동원하기 위해 공무원을 비상소집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반병목 문경시 부시장은 “10월에는 여러 행사가 겹치다 보니 공무원들이 자주 동원되는 바람에 직원들의 불만이 많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힘들겠지만 지역을 알리는 각종 행사에 공무원들이 가능하면 많이 참석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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