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성 희귀식물 ‘고란초’도 발견돼
전북 모악산에서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식물 ‘애기등’이 대규모 군락을 이뤄 자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희귀식물인 ‘고란초’의 생육도 발견됐다.
전북녹색연합 준비위원회는 창립 기획사업으로 모악산 식물 생태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를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멸종위기 식물 애기등은 1998년 환경부 보호 야생식물, 2005년 환경부 멸종위기 2급 법적보호종으로 지정됐으며, 그동안 진도와 거제도 등 남해안 일부 섬지역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덩굴성 식물(칡·등나무)이다. 줄기는 가늘고 길이 2~6m로 자라며 5월에 보라색 꽃이 핀다.
모악산 서쪽면(금산사 방향)에서 확인된 애기등은 약 2만㎡이상의 면적에서 1천그루 이상이 생육하고 있는 게 육안으로 확인됐고, 생육상태가 양호해 학계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겨울에도 푸르름을 유지하는 상록성 희귀식물인 ‘고란초’의 생육도 확인됐다. 고란초는 애초 환경부의 보호 야생식물로 지정될 만큼 희귀하나, 2005년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보호종에서 누락됐다. 그러나 여전히 희귀식물로 보호가치가 큰 고란초가 모악산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승우 사무국장은 “애기등이 남해안 일부 도서지역에서만 서식해 멸종위기 종으로 알려졌는데 중부 이남 내륙 쪽에서 나타나 연구조사가 필요하다”며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어 최근의 변화라기 보다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존재한 것으로 판단되고, 기후온난화 때문인지는 아직 판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사를 통해 ‘애기등’의 북한계지가 모악산으로 새롭게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북녹색연합 준비위원회는 모악산 애기등에 대해 야생동식물보호법에 따른 정밀 조사와 보호 대책을 추진하라고 전북도·환경부에 요청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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