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섶다리 만들기 시민모임이 26일 전주시내 전주천에 설치한 섶다리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 지난해 4월 뜻모아 모금
‘안전’ 이유 반대 행정기관 설득
‘안전’ 이유 반대 행정기관 설득
전북 전주천에 시민들이 소나무와 흙 등으로 만든 섶다리가 등장했다.
전주천을 사이로 전주시 서신동 이(e)편한세상 아파트와 건너편 하가지구의 하천 둔치를 서로 연결해 만들었다. 길이 45m, 폭 1.5m 크기로 나무 8t과 흙 25t을 사용했다. 건설비용 1천만원을 포함해 행사비 등 모두 2천여만원이 들었다. 아파트 주민·시민 165명과 30개 업체가 참여했고, 행정기관에서 보조금을 일부 지원했다.
다리 위치가 전주천과 삼천의 합수지점 근처이고, 주변에 여울초등학교가 있는 점을 고려해 이름을 ‘여울목 섶다리’로 붙였다.
이편한세상 아파트 주민들이 주축이 된 ‘전주 섶다리 만들기 시민모임’은 1년6개월 전인 지난해 4월에 꾸려졌다. 아파트에 살지만 이웃과 소통하는 사업으로 섶다리를 함께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계기가 됐다. 추진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행정기관에서는 안전성을 내세워 난색을 표명했다. 얼마나 많은 주민이 참여할지도 미지수였다. 하지만 입주자 모임 카페 운영진을 중심으로 주민한테 참여를 호소했다. 시의원도 동참해 행정기관을 설득했다.
섶다리는 지난 25~26일 이틀 동안의 공사로 완성됐다. 길놀이와 작은 음악회 등도 열어 축제분위기를 돋웠다. 섶다리는 내년 3월21일까지 하천 점용허가를 받았으며, 이때까지 유지할 예정이다.
김길중(41·한의사) 사무국장은 “이 섶다리는 단지 통행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주민들 스스로가 소통을 위해 생각하고 계획해 만들어낸 주민운동의 본보기”라며 “내년에도 계속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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