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는 문화재 이름
지덕사부묘소→양녕대군 이제 묘역
‘지덕사부묘소’, ‘우암구기각자증주벽립’이 뭘까.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된 ‘지덕사부묘소’는 조선 태종의 첫째 아들이자 세종대왕의 큰 형인 양녕대군 이제의 묘와 그의 사당을 가리키는 것이다. ‘우암구기각자증주벽립’은 이는 조선 후기 유학자인 우암 송시열의 집터다.
서울시가 이처럼 알쏭달쏭하고 어려운 문화재 이름을 알기 쉽게 바꾼다. 시는 30일부터 묘소와 비석, 역사인물 집터, 봉수대 유적 등 31건의 문화재 이름을 우선적으로 바꾼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청권사부묘소’는 ‘효령대군 이보 묘역’으로, ‘낙성대 유지’는 ‘강감찬 생가 터’로, ‘필운대’는 ‘백사 이항복 집터’로 이름이 바뀐다. 또 ‘무계정사지’는 ‘안평대군 이용 집터’로, ‘아차산봉수대지’는 ‘아차산 봉수대 터’ 등으로 바뀐다.
시는 문화재의 내력과 성격에 맞지 않게 이름이 붙여진 것도 바로잡기로 했다. 일례로 1936년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우승한 기념으로 모교인 양정고교에 심은 ‘손기정 월계관수’(서울시 기념물 제5호)는 실제로는 수종이 대왕참나무다. 서울시 이형우 문화재과 조사연구팀장은 “‘손기정 월계관수’는 문화재위원회에서 ‘손기정 올림픽 기념 참나무’로 이름을 바꿀 계획”라며 “정확한 이름은 다음달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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