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주요도로 기준 새주소 체계 시행
행정안전부가 지번 중심의 주소 체계를 오는 2012년부터 길 이름 중심의 생활주소로 전면 개편할 예정인 가운데 서울 강남구가 이와 또 다른 새 주소 체계를 선보인다.
강남구는 오는 11월1일부터 20개의 주요 도로를 기준으로 하는 새 주소 체계를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주요 도로 이름에 방위와 숫자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강남구 학동로 북1길 10번지’ 등으로 표시된다. 이는 학동로를 따라가다가 북쪽 방향의 첫번째 골목길 오른쪽 10번 건물이라는 것으로 홀수 번지는 길의 왼쪽, 짝수번지는 길의 오른쪽 건물을 뜻한다. 학동로라는 큰 길만 알면 지도가 없이도 집을 찾을 수 있다.
이곳의 지번주소는 ‘강남구 논현동 51-1번지’다. 행안부의 생활주소로는 ‘강남구 논고개길 10번’이 된다. 지번주소는 지도가 없으면 찾아가기 어렵고, 행안부 주소는 개나리길, 샛별길처럼 논고개길이 어디에 있는 길인지 쉽게 알 수 없어 제대로 된 주소 안내를 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강남구청 김영일 지적과장은 “국가경쟁력 강화 기획안으로 행안부가 추진한 강남구 새 주소를 보면 꽃이름이나 추상적 이름의 길 이름이 무려 954개나 된다”며 “사실상 활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새 주소 체계를 마련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강남구의 새 주소는 바둑판처럼 계획적으로 짜인 지역에서만 가능하고 같은 길을 이용하는 인접 구들과의 주소체계에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강남구의 권오철 재무국장은 “사람들이 잘 아는 큰 길 뿐만 아니라 작은 길도 주소에 넣으면 어느 지역에서든지 가능하다”며 “같은 길이라도 서초나 송파 등 지역이 다르면 길 이름이 달라지기 때문에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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