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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광주 달동네, 연탄값 부담에 더 추워지는 겨울

등록 2008-10-28 22:58

올해 67원 올라 305원…고지대 배달비까지 붙어
“정부 보조금 부족해” 저소득층 3330가구 겹시름
“아직은 전기 장판으로 견디고 있어. 다섯달 동안 하루 두 장, 석 장은 때야 하는데 벌써 비싼 연탄을 때면 쓰것어.”

광주시 동구 산수1동 산수도서관 부근 달동네에 사는 김아무개(58)씨. 28일 아침 기온이 뚝 떨어져 방안에 한기가 돌자 슬슬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겨울나기 채비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집이라야 부부와 딸 하나가 쓰는 방 두 칸에 연탄보일러 하나가 고작이지만 해마다 오르는 연탄값 걱정에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연탄값은 2006년 201원, 2007년 238원한 데 이어 올해는 다시 305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정부의 연탄값 현실화로 2011년까지 생산비인 한 장에 700원 안팎으로 오른다는 소식에는 눈앞에 캄캄할 뿐이다.

“도시가스를 쓰면 편리하고 안전하다는 걸 알지. 그렇지만 훨씬 돈이 많이 들어 이웃들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형편이여.”

김씨는 31일까지 동사무소에서 7만7천원 짜리 연탄교환권을 주면 그 때야 연탄을 들여놓을 계획이다. 연탄교환권은 올해 연탄값 인상분 만큼을 보조해주지만 두 달 분 연탄 200여장을 들여놓으면 바닥이 난다. 나머지 석 달 분 연탄은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더욱이 서구 양3동 발산마을처럼 지대가 높고 골목이 많은 구역은 연탄값에 배달료를 100원 이상 보태 장당 410~420원을 주어야 한다. 수지가 맞이 않아 동네에 판매소가 사라진 탓에 200~300장하는 소단위로는 구할 수도 없고 이웃과 어울려 1000~1500장 이상을 주문해야 겨우 배달차가 나타난다.

이 마을 박아무개(73)씨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고지대의 연탄값이 평지보다 더 비싼 것이 슬픈 현실”이라며 “그래도 치솟는 기름값이 무서워 올 들어 이웃 서너집이 연탄보일러로 고쳤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시행한 정부의 연탄값 현실화 정책으로 연탄을 난방연료로 쓰는 서민들의 겨울나기에 비상이 걸렸다. 연탄값 인상분 만큼 정부가 보조해주지만 액수가 충분하지 않고, 사용량이 늘면 부담도 더욱 커지게 돼 임박한 겨울을 가슴졸이며 맞고 있다.


광주에서 연탄으로 난방하는 가구는 전체 50만3844가구 중 0.7%인 3330가구에 불과하다. 대부분 국민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차상위 계층, 소외계층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이다. 주로 동구 산수·학동, 북구 신안·임동, 서구 광천·양동 등지 달동네 지역에 거주한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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