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41세대 83명 귀국…청원군, 손님맞이 분주
러시아 연해주 유즈노 사할린스크시에 사는 고창의(64)·김종순(60)씨 부부는 요즘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30일이면 꿈에 그리던 고국 땅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씨 부부는 1938년~1945년 사이 일제의 강제 징용 정책에 따라 사할린에 끌려간 부모와 함께 60여년을 살다 대한적십자사 등이 펼치고 있는 사할린 동포 영주 귀국 사업으로 고국을 찾게 됐다.
부인 김씨는 “말로만 듣는 고향을 찾게 돼 너무 기쁘지만 아들과 손자 등을 두고 가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며 “빨리 한국 생활에 적응해 아이들도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30일 오후 사할린에 살고 있는 40세대 81명과 함께 귀국해 충북 청원군 오송의 한 아파트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1989년 한·일 정부가 종전 이후 잔류 동포 문제 해결을 위한 사할린 동포 지원 사업 추진에 합의하면서 사할린 동포 2200여명이 경기 안산 고향마을, 인천, 서울 등에 생활 터전을 잡았다. 정부는 올해 충북 청원을 비롯해 경기 김포·화성, 충남 아산, 부산, 강원 원주 등 6곳에 650여명의 사할린 동포 보금자리를 꾸밀 참이다.
올해 처음 사할린 동포를 맞는 청원군과 적십자사 충북지사 등은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적십자사는 지난 1일 이들이 살 아파트 단지 안에 동포 지원 캠프를 차리고 입주 준비를 해 왔으며, 내년 초까지 행정기관·시장 활용법, 문화 체험 안내 등 정착 도우미 노릇을 할 계획이다.
청원군도 이들이 호적·국적을 얻어 청원군민으로 생활하는 데 필요한 언어 교육, 복지 지원 등을 할 참이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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