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탱크에 고래 그림 넣고
일부선 미술 작품 화면 방송
일부선 미술 작품 화면 방송
“어, 딱딱한 공장이 달라졌네!”
울산 남구 울산항 근처 장생포 고래박물관을 찾는 방문객들은 땅 위에서 뛰노는 고래 두 마리를 만날 수 있다. 태어난 지 10년이 넘은 16m 크기의 어미고래와 4개월 된 4m 크기의 새끼고래다. 이 고래들은 살아있는 고래가 아니다. 벽화 속 고래다.(사진) 가로 24m, 세로 12m 크기의 벽화는 벙커씨유 등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를 저장하는 대형 탱크 외벽에 그려졌다.
이 고래 벽화는 울산시가 탱크 소유주인 ㈜태영인더스트리에 “1986년 상업 포경이 금지되기 전 고래잡이 기지였던 울산의 옛 명성을 되찾고 생태도시 이미지를 쌓기 위해 탱크 외벽에 그렸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석 달 동안의 작업 끝에 지난 10일 완성됐다.
안전과 보안 유지를 위해 경비원이 철통같이 지키는 에스케이(SK)에너지 울산공장 정문을 지나 본관 1층에 들어서면 살벌한 바깥 풍경이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잔잔히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전광판 화면에서 나오는 세계 유명 화가의 작품들을 보면 긴장이 스스르 풀린다. 이 공장의 본관 전광판도 예전엔 여느 공장처럼 방문객을 환영하는 문구와 사내 공지사항을 주로 알렸으나, 지금은 날마다 주제를 달리 해 국내외의 유명 미술 작품들이 공지사항과 함께 나온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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