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고속도로 뚫려 ‘30분 생활권’ 형성…대학병원·유통업체 긴장
24일로 예정된 부산대 양산병원의 개원과 부산~울산고속도로의 다음달 개통을 앞두고 울산이 긴장하고 있다.
1975년 현대중공업 부속병원에서 개원한 울산대병원은 ‘울산 유일의 대학병원’이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지역에서 독주했으나 1차 개원하는 부산대 양산병원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부산대 양산병원은 울산시청에서 울산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30분 거리여서 울산대병원에 가는 시간과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또 두 대학병원의 병실 수는 800여 개로 엇비슷하지만 부산대 양산병원은 면적이 20만㎡이고 울산대병원은 5만3000㎡다. 울산대병원은 2011년까지 1500억원을 들여 터와 병실 수를 각각 12만2000㎡와 1200여 개로 늘리고 첨단의료시설을 들일 계획이지만 부산대 양산병원은 비슷한 시기까지 치의학·한의학전문대학원과 한방·재활·치과병원 등이 함께 들어서는 1700실 규모의 지방 최초 의료타운으로 조성한다.
울산 중소 종합병원의 우려감도 팽배하다. 한 종합병원 원무과 관계자는 “대학병원을 선호하는 데다, 가까운 거리에 대학병원이 추가로 들어서면 직격탄을 맞을 것이지만 달리 대응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울산고속도로 개통에 가장 민감한 곳은 백화점과 할인매장 등 유통업계다. 부산 해운대~울산 굴화리 왕복 4~6차로 47.2㎞가 개통하면 1시간 넘게 걸리던 이동시간이 30여 분으로 줄어 대형매장이 몰려 있는 부산으로 갈 가능성이 크고, 인구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울산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봉현 울산시 정무부시장은 “유통과 병원 등 일부 분야에선 타격이 예상되지만 교통이 발달하면 일자리가 많은 울산에 살려는 노동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행료와 기름값을 고려하면 울산시민이 부산으로 빠져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울산발전연구원 권창기 연구기획실장은 “부산~울산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정주 여건이 부산에서 가장 뛰어나고 편의시설이 발달한 해운대로 바로 도착할 수 있어 울산에 미치는 파괴력이 기존 국도와 경부고속도로와는 다르다”며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한 울산은 집값까지 폭등해 인구 유출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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