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강도높은 취업캠프
대학가는 요즘 취업 시즌을 맞았지만 지방대 졸업생들의 취업은 쉽지 않다. 특히 여학생들의 취업은 더욱 어려워 지방대 여학생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더 어렵다”고 할 정도다.
갈수록 높아져 가는 취업 장벽을 뚫기 위해 영남대가 여학생 취업캠프를 열었다.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경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이 취업캠프에는 영남대 3∼4학년 여학생 50여명이 참여해 숙식을 함께하며 강도 높은 면접 훈련을 받았다.
대기업 면접관 등 10여 명이 참석한 모의면접에서는 “무능하면서도 고집불통인 동료가 당신에게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이 면접장을 가득 채우려면 몇 개의 축구공이 필요할까”, “종이컵으로 할 수 있는 일 10가지만 말해 보라”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또 “성실과 능력 중 신입사원의 덕목으로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반드시 한 명은 탈락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여러분이 면접관이라면 당신들 중 누구를 탈락시키겠는가” 등 돌발 질문에 학생들은 당황하면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학생들을 상대로 모의면접을 본 외국계 기업 ‘올림푸스’ 한국인사부 홍승갑 부장은 “여학생들 스스로 성 차별을 의식하고 주눅이 드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주전자’형 여성, 즉 주체적이며, 전문성을 가지고, 자신감 있는 여성이야말로 21세기가 필요로 하는 인재”라고 말했다.
면접관들은 이밖에도 “면접은 떨어뜨리기 위한 구실을 찾는 것이다. 이분법적 질문에도 이분법적으로 답하면 안 된다”,“정답은 없다. 창의성 순발력 집중력 논리력 등을 면접관들은 보고 싶어 한다”고 당부했다. 또 “머뭇거리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밝혀라. 단, 종교 관련 내용은 절대 금기다”,“회사에 원서를 내고 면접에 임하는 것은 결혼 상대자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것과 같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철저한 자기 분석과 기업 분석은 필수”라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기업 회계분야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조영미(20·사회학 3)씨는 “허를 찌르는 질문 공세에 여간 당황스럽지 않았다”며“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이숙희(23, 응용미생물학 4)씨도“모의면접 과정을 녹화한 비디오를 보면서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분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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