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업인, 울산전통고 발명동아리에 매년 1천만원
공학박사인 울산정보통신고 한철수 교장은 3월 손재주가 있는 학생들의 재능을 키워 주고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창업발명동아리를 만들었다. 동아리에 가입한 학생 20여 명은 날마다 수업을 마치고 동아리방에서 한 교장과 최경식 지도교사의 도움을 받아 발명연습을 했다. 랜턴이 달린 등산용 지팡이와 고장난 컴퓨터 본체로 자외선 살균기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예산이 모자라 전국 유명 발명전시회에 지도교사만 참석했고, 재료비가 모자라 발명 연습도 자주 할 수 없었다. 지도교사의 쌈짓돈을 보태 학생들이 태양광 발전기 등 신재생에너지로 생활하는 경남 산청 민들레공동체 등을 둘러볼 때는 여행자보험도 들지 못했다.
지역 중소기업인 ㈜제이아이홀딩스 박민철 사장은 같은 교회에 다니는 동아리 회장 허명(19·3년)군을 통해 이러한 딱한 사정을 전해 듣고 벤처사업가와 발명가를 꿈꾸는 학생들을 기특하게 생각해 직원들과 회의를 한 끝에 후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박 사장은 지난달 30일 학교를 찾아가 해마다 1000만원을 무기한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기증서를 전달했다. 그리고 “동아리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다달이 100만원씩 지원할 수 없겠느냐”는 한 교장의 수정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든든한 후원자를 얻게 된 동아리 회원들은 신이 났다. 먼저 동아리방에 컴퓨터를 새로 넣고 또 유명 박람회에 선생님과 함께 여행자보험을 들고 견학을 갈 수도 있게 됐다. 최 교사는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발명에 들어가는데 재료비가 비싸 엄두를 내지 못하기도 했는데 이제 맘껏 실험을 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회장 허군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터득하는 등 보이지 않는 긍정적 효과가 많았다”며 “후배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활동을 할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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