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서울시 불협화음
뉴타운 지정·용적률 완화 등 충돌 정책혼선
“사전 협의라도 했으면…” 시 관계자 떨떠름
“사전 협의라도 했으면…” 시 관계자 떨떠름
뉴타운, 광화문 일대 조성, 그린벨트, 용적률 규제 완화….
청와대와 국토해양부 등 중앙 정부가 발표하는 도시개발 정책이 번번이 서울시와 충돌을 일으키면서 정책 혼선의 우려를 낳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9월 수도권의 개발제한구역을 풀어서 앞으로 10년 동안 주택 150만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경기침체와 건설산업을 부양한다는 취지에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러나 지난달 14일 국정감사장에서 “그린벨트를 해제해 주택을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오 시장은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린벨트가 풀린) 산기슭에 초고층 빌딩을 짓는 것은 경관을 가린다”며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뉴타운 문제를 놓고도 국토해양부는 서울시와 어긋났다. 국토해양부가 지난달 경기 진작을 위해 2011년까지 뉴타운 25곳을 추가 지정하겠다고 발표하자, 서울시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뉴타운 추가 지정을 계획하거나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각을 세웠다.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뉴타운과 그린벨트 개발에 신중해야한다는 서울시와 경기 부양을 내세운 국토부의 대립 배경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건축경기가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재개발 재건축의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 늘리기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도 불협화음에 일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열린 ‘대한민국 건국60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광화문 열린마당 터에 현대사박물관을 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땅 주인인 서울시와의 합의는 없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열린마당의 활용 문제는 아직 중앙 부처와 협의 중인 내용”이라고 밝혔다.
중앙 정부의 일방 통행식 정책 발표는 지난 3일 ‘경제난국극복종합대책’에서 절정을 이뤘다. 대책의 뼈대는 서울 지역 용적률 완화와 임대주택 의무비율 폐지였다. 서울시는 "공감한다"는 성명을 냈지만 도심 과밀화를 막기 위해 고수해온 용적률 상한규정과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 건설 계획은 잇따라 차질을 빚게 됐다.
정석 경원대 교수(도시설계학)는 “중앙 정부의 경기 진작을 위한 정책 취지는 이해하겠으나, 그 과정에서 서울시의 도시 정책의 일관성을 무시하고 도시관리의 철학을 짓밟는 듯한 모양새로 가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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