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대 생물교육과 성하철 교수가 12일 청주시 산남동 두꺼비 생태공원에서 원흥이 방죽의 두꺼비 서식 현황 등을 설명하고 있다.
청주 생태공원 2년만에 안착…구룡산 복귀율 줄어
야생조류 등 크게 늘어…전문가 “관찰 설치물 안돼”
야생조류 등 크게 늘어…전문가 “관찰 설치물 안돼”
청주 선남 3지구 안에 마련된 두꺼비 생태공원 원흥이 방죽이 조성 2년 만에 두꺼비들의 겨울잠 장소로 바뀌는 등 성공적인 생태공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원흥이 생명평화회의와 자연환경복원연구원 장인수 원장 등 생태 전문가들이 12일 원흥이 생태공원에서 벌인 생태복원 현황 조사결과를 보면 생태공원 안에서 겨울나기를 하는 두꺼비들이 크게 늘었다.
2006년 3월 산란기 때 주 서식지 구룡산에 내려온 두꺼비 264마리 가운데 256마리(97%), 지난해 3월 내려온 두꺼비 300마리 가운데 150마리(50%)가 산으로 돌아갔지만 올해는 167마리 가운데 26마리(15%)만 구룡산으로 복귀했다. 2006~2008년 사이 산란 두꺼비 가운데 290여마리가 생태공원을 제2서식지로 삼은 셈이다.
이에 대해 박완희 (사)두꺼비친구들 사무국장은 “공원의 생태복원이 자리를 잡으면서 두꺼비들의 주요 서식지가 구룡산에서 생태공원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두꺼비에 발신기를 달아 확인했더니 방죽 아래 소습지 위쪽 양지바른 곳이 두꺼비들의 새 겨울잠 자리였다”고 말했다.
생태공원 조성 뒤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등 야생동물도 눈에 띄게 늘었다.
생태공원 조성 직후인 2007년 방죽에서 11종의 조류가 발견됐지만 올해는 소쩍새·황조롱이·원앙 등 천연기념물과 흰뺨검둥오리·논병아리 등 23종으로 늘었다.
지난해 초까지 보이지 않던 고라니·너구리·족제비·땃쥐 등의 서식 흔적이 복원된 갈대숲을 중심으로 발견됐으며, 야생 고양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또 지난해 보이지 않던 북방산 개구리가 100여마리 발견되는 등 양서류와 능구렁이·유혈목이·무자치 등 파충류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교원대 성하철 교수는 “방죽이 두꺼비를 포함해 양서류, 조류, 곤충 등이 많이 서식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며 “핵심 보전 구역을 더 철저하게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생태전문가들은 청주시가 5억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생태공원 안 관찰데크 설치는 입을 모아 반대했다.
국립환경과학원 생태복원과 이정연 박사는 “동식물의 보고로 성장한 방죽에 탐방객 유도를 위한 인공 시설물을 설치하려는 것은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밝혔으며, 장인수 자연환경복원연구원장은 “생태안정화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마당에 인공 시설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원흥이 생태공원은 2006년 12월 청주 선남 3지구 안에 3만6300㎡(1만1천평)규모로 조성됐으며, 다달이 1천여명이 찾아 생태 탐방을 하는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다. 글·사진/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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