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은 예술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다”는 고암의 말처럼 고암 곁에는 늘 대나무가 함께 있었다. 사진은 1980년 제작한 3m 크기 <대나무>의 일부분이다. <대전일보 제공>
부인 박인경씨 추가 기증
70%이상이 미공개 작품
70%이상이 미공개 작품
대전시는 한국 현대화단의 거장 고암 이응노(1904~1989) 화백의 작품 302점을 미망인 박인경(83) 여사로부터 추가 기증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이로써 대전 이응노미술관은 박 여사가 지난해 초 2차례에 걸쳐 기증한 206점을 포함해 모두 508점의 이 화백 작품을 보유하게 됐다. 이번에 기증받은 작품 가운데 <8폭 병풍>은 이 화백이 1960년에 제작한 문자 추상으로 이뤄진 것으로 유럽화단에 고암의 예술세계를 알린 것으로 유명하며, 동백림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며 밥풀을 모아 짓이겨 제작한 <밥풀조각(옥중작품· 1967년)>은 옥중에서도 손에 잡히는 대로 각종 오브제(밥풀과 간장, 화장지, 고추장, 알루미늄 세면기, 못 등)를 활용해 쉬지 않고 창작활동을 보여준 작품 가운데 하나이다. 또 기증 작품 안에는 1980년에 제작한 3m 크기의 대작인 <대나무>도 포함돼, 평소 같은 크기와 구도로는 그리지 않았고, 타인의 모방도 자신의 모방도 결코 허용하지 않았던 작가로서의 정직함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이번 기증 작품들은 이런 널리 알려진 작품을 제외하면 70% 이상이 고암의 미공개 작품들이다. 특히 이번 기증 작품은 풍경, 화초, 디자인, 마르코폴로 등 다양한 장르 속에서 창작 혼을 불러 일으켰던 ‘시리즈 작품’들이 주종을 이뤄 국내·외에서 대전 이응노미술관에서만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대전시 이응노미술관 조현영 학예사는 “고암의 대표작품 추가 기증은 시리즈별로 이뤄져 이응노 미술관의 기획력이 좋아지는 등 전문미술관으로서의 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고암 서거 20주기를 맞는 내년에는 국내외에서 대규모 회고전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규성 기자 sks219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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