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석/시민이 만드는 밝은세상 사무처장
울림마당
지난 13일 광주지법 행정부는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하는 획기적인 판결을 내렸다. 예산 19조5천억원이 들었지만 영업비밀이라며 숨겨왔던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들의 쓰임새를 공개해야 한다는 반가운 판결이었다.
이 판결은 금세 전국적인 파문을 일으켰다. 판결의 요지는 공익 목적이라면 영업비밀이라도 공개해야 한다는 상식의 확인이었다.
판결 순간 광주시·전남도교육청을 상대로 민간투자사업의 정보공개를 청구했던 올 1월 하순부터 10달 동안의 우여곡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두 기관은 예산 수천억원을 쓰면서도 협약서 내용을 감추는데 급급했다. 이들이 정보를 숨기려 애쓸수록 실타래처럼 얽힌 건설족의 먹이사슬을 드러낼 수 있는 ‘알짜 정보’라는 확신이 커져 소송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민간투자사업이란 정부가 도로 항만 학교 등 공공시설을 짓는데 민간자본을 유치해 쓰고 투자비와 수익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Build-Transfer-Operate)과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Build-Transfer-Lease) 방식이 있다. 비티오는 시설을 준공한 뒤 소유권을 공공기관에 넘기고 투자업체는 일정기간 이를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용산민자역사와 인천공항고속도로 등이 그 사례다. 비티엘은 투자업체가 시설을 지으면 공공기관이 일정 기간 이를 빌려쓰면서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교육기관들이 학교를 짓는데 활용 중이다.
비티엘은 투자업체의 수익을 사후에 정산하는 비티오보다 이윤을 안정적으로 보장한다는 점에서 적용 범위가 나날이 넓어지는 추세다. 그러나 여태껏 투자업체의 이윤을 보장하는 내용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국회에도 총괄예산만 보고하고, 세부내역은 감춰왔다. 세부내역은 통상 15년인 임대기간뿐 아니라 사업종료 뒤 5년 동안도 비밀로 한다는 협약 뒤에 숨어버렸다. 이 때문에 사업비 부풀리기와 과도한 설계변경 등 의혹들이 꼬리를 물었다.
그렇다면 이번 판결을 계기로 비티엘의 협약내용이 전부 공개될까. 유감스럽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두 기관은 비공개 처분을 거두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항소하겠다는 태도다. 두 기관이 최종심에서 패소 판결을 받아 마지못해 공개를 한다 해도 다른 기관들은 여전히 비공개 처분을 되풀이할 것이다. 이런 일을 예방하려면 정보공개법에 처벌조항을 이른 시일 안에 설치해야만 한다.
이상석/시민이 만드는 밝은세상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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