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환삼덩굴 극성” 갈아엎어
환경단체 “생태계 훼손” 반발
환경단체 “생태계 훼손” 반발
그 많던 갈대는 어디로 갔을까?
서울 강동구 암사동 생태·경관 보전지역은 갈대, 물억새, 수양버들 군락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또 애기부들, 세모고랭이 등 식물 108종, 황조롱이, 제비 등 새 29종 등이 살아 2002년 서울시가 10만2497㎡를 생태경관 보존지역으로 지정했다.
그런데 이달 들어 서울시는 보존지역 가운데 2만7400㎡ 땅을 갈아엎었다. 2006년 홍수로 이 지역에 물이 든 뒤 환삼덩굴이 자라기 시작했고 이번 가을에 극성을 부려 갈대들이 말라죽어 버렸다는 것이다. 박수미 자연생태과 주임은 “초 봄에 갈대가 먼저 싹을 틔우지만 이후 환삼덩굴이 자라기 시작해 8월이 지나면 환삼덩굴이 완전히 뒤덮어 갈대가 살 수 없게 된다”며 “이 지역 환삼덩굴은 3년을 뽑아도 다 뽑을 수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환삼덩굴 씨앗이 싹 트지 못하도록 땅을 엎어 1m 깊이로 묻었다. 이 곳에 일부 살아있는 갈대 뿌리는 따로 보관했다가 다시 심을 계획이다.
하지만 서울환경운동연합 이현정 초록정책국장은 “서울시가 조급하고 손쉬운 방법으로 생태계를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월까지만 해도 갈대가 무성한 것을 확인했다”며 “환삼덩굴만 제거해야 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하면 환삼덩굴이 많은 한강 주변은 다 뒤집어야 한다”고 말했다.
환삼덩굴이 급박하게 없애야 하는 식물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암사동 생태경관 보존지역을 관찰한 김재근 서울대 생물교육과 교수 등 연구진은 가시박과 함께 환삼덩굴을 없애야 할 식물로 선정했다. 환삼덩굴이 토종 식물을 휘감고 올라가 광합성 작용을 방해해 죽인다는 것이다. 환삼덩굴은 아직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돼 있지는 않다. 유병열 삼육대 환경원예디자인학과 교수는 “환삼덩굴은 농경이 시작되기 이전에 한국에 들어온 식물이며 어디든 흔한 풀인데 이를 다 없애려면 온 나라를 갈아엎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땅을 갈아엎는 방식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의 한 연구원은 “제초제를 쓰거나 땅을 파엎는 것은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파괴적인 방법”이라며 “땅을 갈아엎어도 씨앗은 강물이나 바람을 타고 또 오기 때문에 한강 상·하류를 통합 관리해 체계적이고 처리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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