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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위기의 지방공항, 돌파구 없나

등록 2008-11-30 20:12

항공사 운항중단 속출…적자 눈덩이
양양, 정기노선 취소-청주, 국제노선 딱 하나
올 화물수송 41% 줄어…14곳 중 흑자 5곳뿐
“수요 부풀려 건설…저가 항공사 키워야” 지적

지방공항이 기름값·환율 폭등, 경기침체에 따른 항공 수요 감소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강원 양양국제공항은 지난 10월 정기 노선 없는 공항으로 전락했다. 2002년 4월 3567억원을 들여 문을 연 양양공항은 10월26일 국토해양부가 운항 휴업 상태인 양양~김해 노선을 폐지하면서 정기 노선 없는 공항이 됐다. 양양~김해 노선을 운항했던 대한항공은 평균 탑승률이 20%를 밑돌자 지난 6월9일부터 운항을 중단했다. 통일 시대에 영동의 거점 공항을 내걸고 출발한 양양공항은 개항 6년6개월 만에 정기 항공편을 접었고, 만성 적자가 겹쳐 공항 폐쇄설까지 나오고 있다.

청주국제공항은 최근 국제선이 잇따라 철수하면서 운항하는 국제선이 1곳뿐인 초라한 신세가 됐다. 지난해까지 베이징·상하이·홍콩·창사·하얼빈 등 중국 노선이 운항됐지만 항공사들이 잇따라 발을 빼면서 청주~선양 1곳만 남았다. 대한항공이 10월26일 상하이 노선을 중단했고, 동방항공도 11월7일부터 상하이 노선을 뺐으며, 아시아나 항공은 12월1~23일 베이징 노선 운항을 접기로 했다.

청주공항은 청주~제주 노선을 운항했던 한성항공이 10월18일부터 운항 중단에 들어가면서 위기가 더 커지고 있다. 국내 첫 저가항공사로 2005년 8월 취항한 한성항공은 2006년부터 김포~제주 노선까지 운항했지만 최근 기름값 부담, 환율 폭등에 따른 여객기 임대료 압박 등으로 270여억원의 적자를 낸 끝에 날개를 접었다.

청주국제공항에는 한때 중국·홍콩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북적였지만 지금은 청주~중국 선양 노선의 국제선만 운항되고 있다.  청주국제공항 제공
청주국제공항에는 한때 중국·홍콩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북적였지만 지금은 청주~중국 선양 노선의 국제선만 운항되고 있다. 청주국제공항 제공
항공 사정이 나빠지면서 지방공항들의 살림살이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가 국회 국정감사 때 낸 2007년 지방공항 경영수지 자료를 보면 양양공항이 105억원, 여수공항 57억원, 포항공항 50억원, 울산공항 44억원, 청주공항 43억원 등 9곳이 387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무안공항도 최근 여객난을 겪고 있으며, 김포(574억원), 김해(444억원), 제주(281억원) 등 주요 공항과 대구(8억원), 광주(3억원) 등 5곳만 흑자를 냈다.

운항 실적도 지난해보다 올해 더 줄었다. 한국공항공사가 집계한 지방공항 14곳의 운항 실적을 보면, 올해 11월까지 26만7814편이 운항해 여객은 3400만6704명, 화물은 39만6183만t으로 지난해보다 운항 편수는 5.1%, 여객은 7.8%, 화물은 41%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각각 다른 원인 분석과 해법을 내놓고 있다. 충북도 관광항공과 류재부씨는 “기름값·환율 폭등에다 경기 침체까지 겹쳐 지방공항이 최악의 상태를 맞고 있다”며 “인천공항에 집중된 국제선 가운데 중국·일본·동남아 등 일부 노선을 지방공항에 할애하는 등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토해양부 항공정책과 박근복씨는 “지방공항 문제는 일차적으로 수요 부족 때문”이라며 “지방정부와 연계해 항공 이용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항공대 항공학부 이영혁 교수는 “각 지방정부가 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항공 교통 수요를 과다하게 예측했고, 이로 인해 수요·공급의 심한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며 “저비용 항공사를 육성해 국내 항공 수요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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