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덕제지·국립수의과학검역원 터 등 4곳
개발이익 포기…공원·문화공간 조성키로
개발이익 포기…공원·문화공간 조성키로
경기 안양시가 공장이나 공공청사 등이 떠난 자리에 공원을 만들어 시민에게 돌려주는 ‘에이(A)+리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는 아파트나 기업을 유치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막대한 개발이익을 포기하고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이를 위해 안양시는 △안양4동 삼덕제지(1만6천㎡) △석수1동 ㈜유유(1만6천㎡) △안양8동 가축위생시험소(1만1천㎡) △안양6동 국립수의과학검역원(5만6천㎡) 등 4곳 9만9천여㎡를 우선 대상으로 뽑았다고 1일 밝혔다. 유유 공장 터의 경우, 신라 흥덕왕 때 건립된 중초사 터와 보물 제4호 당간지주, 도 유형문화재 제164호 3층 석탑, 도 유형문화재 제92호 마애종 등 문화유산이 보존된 곳인데, 시는 240억원을 들여 터를 사들인 뒤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공원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이 곳은 박물관과 미술관이 조성된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시는 또한 나이 50년이 넘은 나무 수백 그루가 도심 속 녹지축을 이루고 있는 안양8동 옛 가축위생시험소 터를 경기도로부터 359억여원에 매입해 내년 3월 만안근린공원으로 새단장할 예정이다.
경북 김천으로 옮길 국립수의과학검역원 터도 분할 납부 방법 등으로 1500억여원 가량을 주고 매입해 시민 편의시설과 벤처산업 시설이 조화를 이룬 단지로 만드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이 곳은 그동안 활용 방안을 놓고 지역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시는 부지 안 건물 27개 동과 잔디밭, 수목원, 다목적 운동장 등을 활용해 복합 문화산업 단지를 꾸미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03년 삼덕제지 전재준(86) 회장이 무상 기증한 삼덕제지 공장 부지의 경우는 이미 공원 조성이 끝나 이달 중 ‘삼덕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해 7월부터 53억원을 들여 어린이 놀이터, 산책로, 잔디광장, 연못, 바닥분수 등의 설치를 마쳤다.
이필운 안양시장은 “리턴프로젝트는 막대한 개발이익을 포기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지만, 시민들에겐 쾌적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고, 시는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할 의무가 있다”며 “앞으로 이런 빈 공간의 활용 뿐만 아니라, 세무·재정·문화·건축 등 모든 분야에서 이런 공공 프로젝트 개념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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