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4분기 BSILTN 48…기업 89% “회복 어렵다”
수출감소·내수위축 여파…건설업체 지수도 하락세
수출감소·내수위축 여파…건설업체 지수도 하락세
대구 지역 제조업체들이 7년만에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일 대구상공회의소가 최근 대구 지역 노동자 5명 이상 제조업체 200곳을 골라 내년 1/4분기의 경기 전망을 조사해보니, 기업 경기동향의 가늠자인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48로 나타났다. 이 경기지수는 기준치가 100으로, 100을 넘어서면 경기 호전을 의미하고 못 미치면 경기 악화를 뜻한다. 지역 제조업의 경기지수는 올해 2/4분기(106) 이후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으며, 2002년 1/4분(38)이후 7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대구상의는 “제조업체들이 세계적인 실물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수출 감소와 내수 위축 등으로 경기 악화를 예상하고, 환율변동폭 확대 등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진다는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1/4분기 경기가 회복될 수 있을까’를 묻는 질문에 제조업체들은 현 상태가 계속 될 것(48.6%)이라거나 오히려 하락세가 될 것(40.6%)이라고 답하는 등 89.2%가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10.8%만 회복 가능성을 점쳤다.
제조업을 업종별로 나눠 내년 1/4분기 전망을 보면,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 종이와 인쇄업의 경기지수가 83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나, 섬유(63)와 자동차부품(54), 전기 및 기계장비(53) 등이 낮았다. 또 전자·통신(28), 금속·가공(31), 화학·고무(38) 등은 내수 위축의 영향으로 경기 전망이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수출기업보다 내수기업이 더욱 체감경기가 나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제조업체들은 내년도 1/4분기 경영 애로 요인으로 원자재(34.2%), 자금(25.2%), 환율 변동(14.2%), 금리(8.3%) 등을 꼽았고, 노사관계(0.6%)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한편, 건설업체 5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기지수는 내년 1/4분기가 38로 나타나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부동산 규제 완화와 관급공사 물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미분양 주택 적체와 민간주택 공사 급감으로 건설업체가 제조업체보다 더욱 경기 악화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대구상의 경제조사팀 문대관씨는 “경제 파급 효과가 큰 제조업과 건설업의 경기가 내년에 더 얼어 붙어 대구 지역경제 전체가 감원과 함께 중소기업과 하청업체의 도산 등 엄청난 고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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