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 간디문화센터, 초등생 대상 계절학교 열어
팔공산 뒷자락에 자리잡은 경북 군위군 소보면 서경리 ‘간디문화센터’.
시골 농촌의 소담스런 풍경이 물씬 배어 있는 나지막한 야산과 넓은 들판을 휘감아 흐르는 작은 강이 아름다워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라고 읊은 정지용의 시 <향수>가 떠오르는 곳이다.
서경초등학교가 폐교된 뒤 지난 3년 동안 써 왔던 간디자유학교가 충남 금산으로 이사간 자리에 문화센터가 들어섰다. 이 문화센터는 음악도서관이 자랑거리다. 250여㎡ 남짓한 옛 초등학교 강당을 음악도서관으로 예쁘게 꾸민 뒤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행선씨가 기증한 엘피판과 시디 등 음반 7천여장과 갖가지 음향기기를 갖춰 놓았다.
이 문화센터는 지난달 4일 문을 열자 마자 전국 대안학교 학생들이 찾아와 인문학 캠프를 열었으며, 8일에는 지역주민 등 150여명이 모여 가을축제를 펼치기도 했다. 현재는 내년 1월12∼16일 열리는 계절학교에 다닐 초등학교 4∼6학년생 40여명을 모집하고 있다. 계절학교는 연 만들기, 빵과 두부 만들어 먹기, 얼음 지치기, 썰매 타기, 천연비누 만들기, 고구마 구워 먹기, 숨바꼭질, 연극 등의 프로그램을 짜 놓았다.
내년에는 두 달에 한 차례씩 전국 대안학교 100여 곳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한 정기캠프를 열 계획이다. 방학 때는 초등학생 계절학교를 열고, 대구와 경북 시민단체들과 지역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도 제공하게 된다. 특히 내년에는 겨우 명맥만 이어 오고 있는 군위군 소보 5일장에 손님이 많이 찾아오도록 장날에 맞춰 공연을 하는 등 ‘재래시장 살리기’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대구에서 20여 년 동안 환경운동을 해 온 대표 문창식(46)씨는 “학교 문을 떠나는 청소년들과 함께 다양한 대안학습을 실현하고, 이 지역을 중심으로 해체돼 가는 농촌공동체를 복원하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054)382-3749, 382-8745.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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