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여파…유치 위해 학맥 동원에 상품권 걸기도
평균 학비 절반 수준인 국립대는 지원자 정원 초과
평균 학비 절반 수준인 국립대는 지원자 정원 초과
“대학원생 모집에 도움을 주시면 감사의 뜻으로 소정의 상품권을 드립니다.”
수도권의 한 대학이 특수대학원생들을 모집하기 위해 재학생과 동문 등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다. 주로 야간에 개설돼 직장인과 공무원을 비롯해 자영업자, 기업체 대표 등이 다니는 특수대학원마다 ‘원생 모시기’에 나섰으나 경기 불황으로 ‘찬바람’만 불고 있다.
최근 원생 모집을 마감한 충북 청주대는 20명을 모집하는 산업경영대학원에 7명, 55명 모집인 사회복지·행정대학원에 24명이 각각 지원했다. 또 광주 조선대 경영대학원도 내년 1학기 입학생으로 원생 30명 모집을 지난 달 말 마쳤으나 지원자가 21명에 그쳐 곧 추가 모집에 들어갈 방침이다.
수도권 사립대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영행정대학원과 교육대학원, 신학대학원 등의 특수대학원을 운영 중인 경기 안양대학의 경우, 지난 달 19일까지 모두 240명의 원생을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90여명에 그쳤다. 또 경원대 경영대학원은 지난 5일까지 정원 79명 모집에 나섰으나 지원자는 10여명에 불과했으며, 부동산·공공정책학과 등이 있는 사회정책대학원도 40여명을 모집했으나 응시자는 10여명에 머물렀다.
따라서 대부분 대학들은 재학생이나 졸업생 등에게 원생 모집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 나섰으며, 교직원들도 인맥과 학맥을 총동원하고 있다. 경원대 사회정책대학원 정성모 행정실장은 “예년에 비해 특수대학원 원생 모집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그러나, 일반 대학생들이 주로 원생으로 입학하는 일반대학원의 경우, 불황으로 취업이 여려운 대학생들이 몰려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싼 국립대 특수대학원은 지원자가 많았다. 지난 10월 모집을 마감한 충북대의 경우, 252명을 모집하는 교육대학원에 300명이, 34명을 모집하는 행정대학원에 60명이 각각 몰렸다. 또한 산업대학원이 76명 모집에 92명, 법무대학원이 27명 모집에 28명이 지원하는 등 모든 대학원의 지원자가 정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대 특수대학원은 입학금과 기성회비·수업료 등을 합쳐 한 학기 평균 180만원선(행정·경영계열)이지만, 사립대 특수대학원 학비는 수도권은 500여만원, 지방은 350여만원선에 이른다.
김기성 오윤주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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