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석(43)
만두가게선 만두 나누고…미장원선 머리 잘라주고…
서울복지재단 ‘디딤돌 사업’ 참여 5개월새 509곳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33㎡(10평) 남짓한 만두 가게를 운영하는 박홍석(43)씨는 춤 추듯 만두를 빚는다. 오른쪽 다리에 힘주며 만두피를 잡고 왼쪽 다리로 무게중심 옮기며 속을 넣는데 한 시간이면 500여개가 뚝딱이다. 지난 6월부터 매주 250여개는 새빛지역아동센터 몫이다. 20년 갈고닦은 만두 빚는 기술로 그는 이웃을 돕는다. “이게 뭐 별거라고…. 할 수 있는 거 하는 건데….”
박씨 뿐만이 아니다. 미장원 주인은 아이들 머리를 자르고, 약국에서는 상비약을 챙기며, 중국집에서는 자장면을 비벼준다. 지역의 업체와 이웃 가난한 사람을 연결해주는 ‘서울시 디딤돌 사업’에 참여한 ‘사장님’들이다.
‘만두 달인’ 박씨는 서울 잠실역에서 어머니와 떡볶이 노점을 하다 쫙쫙 잘 늘어나는 만두피를 개발해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노른자위 땅에 점포 3개를 경영하는 잘 나가는 사업가였다. 한 매장에서만 하루 170만원씩 매출을 올리다가 사기를 당해 하루 아침에 다 잃고 빚 2억원을 떠안았다. “돈 많이 벌 때는 조금 더 벌고 싶은 욕심에 다른 생각 못했는데 망해 보니 남 힘든 게 보이더라고요. 10살짜리 아들을 키우는데 새빛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보면 다 아들 같더라고요.” 만두 250개는 그곳 공부방 80여명이 충분히 먹을 양을 눈 대중한 것이다. 만두만 먹으면 질릴까 잡채도 가끔 섞어 보낸다.
서울복지재단이 지난 8월부터 시작한 ‘디딤돌 사업’에 참여한 업체는 모두 509곳, 이 가운데 절반 242곳은 동네 음식점, 문구점 등 박씨네 같은 작은 가게 들이다. 이밖에 태권도 학원 등 교육기관이 24곳, 공연장 등 문화예술업소가 10여 곳, 약국·병원이 117곳 참여해 저소득층 6천여명에게 도움을 줬다. 서울복지재단은 업체 대표 가운데 100명을 초청해 오는 10일 현판 증정식 등 감사 행사를 벌인다. 참여하고 싶은 업체는 복지재단 홈페이지(welfare.seoul.kr)를 보면 된다.
글·사진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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